현대백화점이 본격적인 성장전략으로 돌아선 것은 그동안 오너경영 체제 아래에서 그룹 내실을 다지고 재투자 여력도 커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지난 2003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할 당시 그룹 차입금은 9,130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가 취약해 투자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7년동안 이익증가로 올해는 차입금 4,900억원을 차감하고 난 잉여자금(순차입금기준)이 1,67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청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말 약 6,5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며 “백화점부문을 따로 떼어서 본다면 올해만 1,600억원규모의 잉여자금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백화점부문에서만 약 4,000억원의 이익이 발생하고 현재 백화점부지 투자에 쓰인 차입금 2,300억원 가량을 내년까지 갚고 나면 앞으로 2~3년내 3,000억~4,000억원대의 잉여금을 확보할 수 있고 점포확대에 쓸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2015년까지 복합쇼핑몰에 총 6개에 백화점을 입점시킬 계획이다. 내년 일산 킨덱스를 개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구점, 청주점, 양재점, 광교점, 아산점 등을 차례로 연다. 이에 따라 전국 백화점수는 현재 11개에서 17개로 늘어난다. 현재 백화점 1위인 롯데백화점(25개)에는 못미치만 신세계백화점(7개) 등과는 격차를 벌릴 수 있다. 추가로 수도권에 1~2개 점포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롯데 신세계 등과의 경쟁분위기도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경 부회장은 이와 관련 “유통 2위 전략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며 “가격조건등이 맞다면 인수합병에도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물로 나온 GS스퀘어등 백화점도 인수대상이 될 수 있지만 아직은 어떠한 구체적 검토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마트사업 진출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은 우선 신규점포 개장과 기존점포 증축을 위해 앞으로 2조2,000억원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다. 그동안 증축과 개축(리뉴얼)을 통해 중동점 디몰 매입, 목동점 확장, 신촌점 영패션 전문관 유플렉스 등으로 총 3만5,550㎡의 영업면적을 새로 확보했다. 1단계 증축을 통해 약 2,500㎡(8,000평)의 면적이 새로 생기는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과 천호점 등 앞으로 총 7만㎡(2만1,200평)의 영업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2개 대형점포를 새로 내는 것과 같은 규모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보수적 경영에 대한 비판을 많았는데 올해는 그동안 선(先)내실 후(後)성장전략을 마무리하는 시점이 될것”이라며 “앞으로 안정적 경영기반이 구축된 만큼 자체 자금능력 내에서는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공기업 제외)기준으로 재개 랭킹이 자산기준 33위, 당기순이익 14위이며 부채비율은 4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