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외환시장 개입 임박… 글로벌 환율전쟁 또 불붙나

엔화가치 戰後 최고수준 1弗=76엔대까지 치솟아


"심하게 고평가" 구두개입 강도 높여 美등 선진국도 용인·공조 가능성 커
"수출산업 타격… 우리도 개입 불사" 브라질·인도등 신흥국 반발 거셀듯
일본정부가 엔화가치가 전후 최고 수준인 달러당 76엔대까지 치솟자 본격적인 시장개입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미국도 일본의 시장개입을 용인했다며 선진국들의 공조개입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시장개입에 나설 경우 자국 통화 강세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흥국들까지 경쟁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면서 지난해 가을에 이어 또다시 글로벌 환율전쟁이 불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일본정부와 중앙은행이 엔고 저지를 위한 비상정책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정부는 이미 외환시장 개입 준비에 들어갔고 일본은행도 정부개입을 전제로 추가 금융완화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일본경제가 다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일본과 미국ㆍ유럽의 통화당국 관계자들이 지난달 30일과 31일에 걸쳐 긴급협의를 거듭했다"며 "공조개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1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한때 76.29엔까지 치솟으며 지난 3월17일에 기록한 전후 최고치(76.25엔)에 바짝 근접했다. 엔ㆍ달러 환율은 시장개입 소식이 전해지며 2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다시 77엔대로 내려앉았다. 일본이 지난해 9월 단독으로 2조엔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데 이어 3월 대지진 이후에도 선진7개국(G7)과 공동으로 시장에 개입했다. 신문은 "매년 8월이면 시장 참여자 감소와 수출대금 결제 증가 등으로 엔화강세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올 8월의 경우 미국 신용불안 등 외부변수로 환율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통화당국의 구두개입도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2일 브리핑에서 "엔화가 심하게 고평가돼 있고 일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개입을 포함해 미국ㆍ유럽 통화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들이 일본의 단독개입을 용인하거나 공동개입에 나설 경우 브라질과 인도 등 신흥국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미국경제에 대한 더블딥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부채협상 타결로 미국의 재정지출마저 축소될 경우 경기악화를 막기 위해 추가적인 양적완화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달러유입으로 골치를 썩고 있는 신흥국 입장에서는 추가로 막대한 달러가 시장에 풀릴 경우 자국 통화가 과대평가되는 등 상당한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ㆍ남미의 신흥국들은 최근 미국 채무문제로 달러화 대비 자국 통화가치가 급등하자 수출산업 보호를 위해 외환시장 개입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 장관은 최근 브라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는 현재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고 이를 위해 각국은 자국 통화가치의 인위적인 강세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통화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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