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을 190만원에서 170만원으로 깎는 게 공공기관 선진화인가요?'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따른 공공기관 직원 급여삭감이 연봉 2,000만원대 초반의 대졸 신입사원에까지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임금 등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바로잡아 경쟁력을 높이려는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의 '한파'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수준에 있는 공공기관 직원들에까지 획일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셈이다. 서울경제신문이 국회 예산정책처가 낸 '공공기관별 현황' 자료를 살펴본 결과 대졸 신입사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이 1,900만~2,500만원(고정급 기준)에 불과한 공공기관들도 '비대한 몸집 줄이기'의 일환으로 7~11%씩 임금을 삭감했다. 특히 대졸 초임 연봉의 경우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과 대한석탄공사는 2,570만원에서 2,280만원으로 각각 290만원(11.1%)을 깎았다. 또 대한적십자사는 2,344만원에서 2,138만원으로 8.8% 내렸고 한국고전번역원은 2,300만원에서 2,100만원으로, 영상물등급위원회는 2,133만원에서 1,981만원으로 각각 8.7%와 7.1% 줄였다. 이는 올해 상장사 대졸 신입사원 평균연봉인 2,789만원은 물론 상대적으로 임금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2,475만원)보다 낮은 액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회가 나서 임금을 올려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을 소관하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는 올해 '열악한 직원 보수를 현실화 하고 노후한 청사 개편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그런데도 한국고전번역원은 임금삭감 방침을 변경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임금인데도 굳이 줄이는 이유는 일률적인 공공기관 평가 항목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기존 직원 대신 취업이 급하고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신입사원만 임금 삭감의 대상이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전체 297개 공공기관 중 1인당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산업은행 그룹 민영화를 추진하는 산은금융지주로 1억1,561만원이었다. 반면 평균연봉이 가장 낮은 곳은 철도 승차권 위탁발매 등을 하는 코레일 네트웍스로 평균연봉은 1,917만원이다. 한국거래소는 9,700만원, 정책금융공사는 8,609만원 산업은행은 8,490만원으로 민간 업계와 마찬가지로 공공기관도 금융업종이 높은 임금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