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이후에도 신규 분양시장의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추석 이후 예정된 신규 분양 물량의 입지가 우수해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한 수요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주택시장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와 금리 인상 가능성과 맞물려 거래 소강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1일 서울경제신문이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PB팀장(가나다 순) 등 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이들 중 3명이 신규 분양 아파트를 가장 확실한 투자 상품으로 꼽았다. 현재의 분양시장 열기가 추석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곽 대표는 "신규 분양은 대출 규제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자금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팀장도 "지금은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에도 돈이 몰리는 형국"이라며 "주택 수급 불균형도 여전해 인기 지역의 경우 당첨되면 웃돈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 이후 분양되는 물량들 대부분이 과거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지역에서 공급된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10월 이후 서울에서는 강동 고덕동, 동작 흑석동, 은평 뉴타운, 마포 아현동 등에서 분양이 계획돼 있고 경기 지역에서는 한강ㆍ광교ㆍ교하신도시 및 별내ㆍ삼송지구, 인천에선 청라ㆍ송도 등에서 분양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올해 말까지 공급될 아파트는 대부분 투자 수익성이 높은 물건"이라며 "특히 분양 물량은 기존 주택매매와 달리 초기 비용이 적다는 점이 사람들의 구미를 돋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 물량 부족현상이 지속되면서 역세권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도 꾸준할 것(곽 대표)으로 예상됐다. 반면 기존 주택매매시장은 DTI 확대 적용 여파로 올해 말까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 팀장은 "투자자들 상당수가 이미 시장에 뛰어들어 자금이 묶여 있는 상태여서 새로운 움직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도 "한강 르네상스 등 일부 지역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나머지 지역들은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며 "이런 분위기는 올해 말에서 길게는 내년 3월 정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표적인 투자 상품인 재개발ㆍ재건축 물건의 경우 최근 서울시가 전세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수익성을 대폭 올릴 수 있도록 해 기대감이 크지만 사업 시기가 늦어질 수 있는 만큼 선별투자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두 연구위원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관리자 제도와 관련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시행은 내년 중반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기다리는 재개발 조합이 많아 사업 시기는 당초 예정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재개발ㆍ재건축에 따른 주택 멸실이 전세난을 부추긴다고 판단, 이들 지역의 사업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재개발은 용적률이 높아지고 재건축도 종(種) 상향을 통해 높이 제한이 사라지는 만큼 사업 진행이 빠른 곳은 상승세가 예상된다(김 팀장)는 전망도 나왔다. 앞으로 부동산시장의 주요 변수로는 금리 인상이 가장 우선적으로 꼽혔다. 이 팀장은 "현재 주택담보 대출액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금리가 오르면 매수 수요가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 대표도 "가산금리가 높은 상태에서 기준 금리까지 오르면 실수요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금리 인상 외에 분양가 상한제 폐지 여부도 장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지적됐다. 두 연구위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무산되면 민간 공급이 계속 위축돼 장기적인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폐지시에는 일정 부분 분양가 인상이 예상되지만 길게 봤을 때 (폐지하는 것이) 긍정적 요인이 더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