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노사 임금안 놓고 줄다리기 현대차, 또 파업의 길 가나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br>민노총 파업에도 영향 줄듯

합리적 노조로 출범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현대자동차 노조가 또다시 파업의 길을 택할 지 주목된다. 현대차 파업 여부는 연말로 예정된 민주노총의 총파업 일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사는 21일 오전부터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강호돈 부사장과 이경훈 노조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 본교섭을 벌였다. 공식 임단협으로는 올해 마지막 회의여서 노사 대표는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협상에 임했다. 사측은 교섭에서 성과급 추가 지급 등의 진전된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성과급 300% 지급과 타결 격려금 200만원, 올 경영실적 증진 성과급 200만원 지급 등의 안을 내놓은 상태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안은 조합원 1인당 평균 약 1,000만원가량 지급하는 것으로 현대중공업의 올 임금안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노조는 그러나 사측이 제시한 임금동결안이 임단협 사상 처음인데다 현 집행부 선거 당시 현대중공업의 임금 합의 수준을 넘어서겠다고 공약한 바 있어 사측이 제시한 안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올해 현대차가 사상 최대의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과 사측의 제시안이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 성사됐던 지난 2007년보다 적다는 점도 타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2007년 현대차 노사는 임금인상 외에 성과급 300%, 격려금 400만원, 주식 30주 지급 등의 조건으로 분규 없이 임단협을 끝냈다. 그러나 사측은 내년 자동차시장 전망이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므로 노조의 요구에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사측의 한 고위관계자는 "올해 말 세제혜택이 종료되면 일단 내수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해외시장 역시 경쟁이 격화돼 낙관전인 전망을 내놓을 수 없다"며 "노조도 이를 감안해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교섭 결과를 놓고 24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연말로 협상타결 시한을 못박은 이상 사실상 배수진을 치면서 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수순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24일 조합원 투표에서 쟁의행위 돌입이 결정된다고 해도 노조가 실제 파업을 벌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대내외적으로 자동차산업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은데다 중소기업에 비해 근무여건과 임금이 월등하게 나은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하려는 데 대해 여론도 결코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조는 파업은 결의하되 일단 잔업 및 특근거부 등을 실시하면서 노사 간 물밑교섭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측 역시 연내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끝내려는 의지가 높기 때문에 수정된 안을 다시 제시해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임금동결과 삭감 등 올해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 임금동결안을 낸 만큼 노조는 이를 수용해야 한다"며 "하지만 연말 타결을 위한 노사 간 합의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