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 텍사스'는 지난 1980년대 이후 성행한 서울의 성매매 밀집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때는 청량리 588, 천호동 텍사스와 함께 미아리 텍사스가 서울의 3대 사창가로 불렸다. 그런데 이제는 진짜 텍사스에서 한국인의 성매매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 남부 텍사스주 휴스턴의 해리스카운티 측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성매매와 인신매매 소굴'로 지목한 한국인이 운영하는 마사지업소 3곳과 나이트클럽 1곳의 퇴출을 법원에 요청했다. 지난달 이곳 경찰이 퇴폐영업을 하던 이들 업소를 급습해 성매매 여성 7명을 체포했는데, 그중 6명이 한국인이었다.
성매매가 합법인 호주에서도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성매매 업소에 종사하는 여성의 57%가 비영어권 출신이며 이 중 상당수가 한국과 중국 여성이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달 국회 업무보고에 제출한 내용에 따르면 해외로 퍼져간 한국인 성매매 종사 여성의 수가 일본에 5만명, 미국에 3만명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실태는 2004년부터 시행된 성매매특별법의 집중 단속으로 인해 갈 곳을 잃은 일부 성매매 여성들이 해외로 나간 것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단속을 피해 외국으로 옮겨간 성매매의 '풍선효과'가 미국 내에서도 전개 중인 셈이다. 한인 거주 비율이 높은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서부가 거점이던 한국인 여성 매춘은 현지 경찰이 집중 단속을 시작하자 동부 지역인 뉴욕, 남부 대도시 휴스턴과 애틀랜타 등지로 번져갔다.
이 같은 연쇄현상의 뿌리는 우리 안에 있다. 2007년 여가부가 실시한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매매 경제 규모는 약 15조원에 이르며, 해외 성매매의 주된 수요자 역시 왜곡된 성문화에 익숙한 한국인 남성이라는 사실이다.
부끄러운 성(性)수출의 현실은 분노도 낳는다. 일본의 일부 극우세력이 "조선인 매춘부는 오지 말라고 해도 대량으로 몰려온다. 그러니 위안부도 한국이 거짓으로 만들어낸 조작임이 틀림없다"고 궤변을 내세우는 정도이니 말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화장이 화려하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한 한국 여성이 나오는 판국이다. 한국인 여성 성매매가 전세계로 암세포처럼 번져가면서 초래하는 이미지의 실추가 '무역 1조달러 글로벌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움까지 퇴색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