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목요일 아침에/11월 18일] 개발의제 실행도 주도해야

개발의제 실행도 주도해야 남문현 논설위원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서울선언’을 채택하고 성공리에 마무리 되면서 우리나라의 중재 리더십과 역량에 대한 세계 각국의 평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각 국가별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구체화 추진 등과 함께 서울정상회의의 대표적인 성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핵심인 개발의제다. 선진국과 저개발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내세우며 정부가 주도해온 개발의제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인프라와 인적자원개발 무역 식량안보 등 9개 분야에 대한 ‘다년간 행동계획’을 채택하고 20여 개의 구체적인 세부 행동계획도 마련했다. 저개발국가에 대한 지원을 단순한 원조가 아니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쪽으로 질적 변화를 도모하면서 글로벌 리밸런싱(세계 경제의 재균형)을 실현 하겠다는 취지다. 무르익는 협력적 자본주의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이 기업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을 자선사업에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을 주창한 것이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라면 개발의제는 선진국과 저개발국가들이 협력적 기반을 갖춰 함께 성장을 실현하자는 협력적 자본주의(Cooperative Capitalism)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상생이자 협력 전략인 셈이다. 빈곤탈출에 전력하고 있는 아프리카 등 개발의제 혜택을 보게 될 많은 국가들이 G20 서울 정상회의를 주목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계획이 세워진 만큼 관건은 실천이다. 회의를 기획하고 중재하는데 핵심역할을 하는 G20 의장국 역할이 끝났기 때문에 정부가 주도해온 이 의제가 얼마나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는 달러중심의 세계 기축통화 체제에 대한 변혁과 경상수 지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는 이슈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개발의제는 자칫 관심권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주요 20개국이 개발의제 행동계획에 필요한 재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인력지원이나 관련 프로그램 을 어떻게 구성해 뒷받침하느냐가 이 의제를 성공시키는 열쇠가 될 것이다. 계획만 있고 실천이 따르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행동 계획을 조속히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서 둘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G20 프랑스 정상회의와 함께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도 개발의제와 관련된 진행내용 등을 점검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전임 의장국 자격으로 우리가 적극 나서야 한다. 행동계획 속히 실천돼야 개발의제 진행이 선진 주요 국가들의 참여 속에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을 감안 하면 이와 관련한 별도의 국제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 하다. 향후 상황에 따라 G20 이외의 다른 주요 국가들도 여기에 동참하는 길을 만드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성장의 방법론에 대한 문제도 중요하다. 무조건적인 개발이 아니라 시대적 흐름에 맞춰 지속 가능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성장을 저개발국들이 추구하도록 해야 지원의 효과와 의미가 배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실천내용을 만들기 위한 주요 20개국들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 스스로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개발의제는 50여년 만에 선진국수준으로 성장한 우리의 발전 노하우를 저개발국가에 효율적이면서도 광범위하게 전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새마을 운동과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우리가 고도성장을 실현하는 주요 수단이었던 정책 프로그램과 외환위기 극복 경험 등을 각 지원대상 국가들의 현실에 맞게 응용할 수 있는 맞춤형 모델을 개발하고 ‘경제개발 경험 공유사업(KSP)’예산도 확대하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G20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높아진 우리의 글로벌 위상과 개도국들의 신뢰를 더욱 확고히 하는 길은 개발의제를 책임지고 차질 없이 실천해 나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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