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는 1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제125차 총회를 열고 바흐 부위원장을 제9대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IOC 119년 역사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위원장이 뽑힌 것은 처음이다.
IOC 위원장의 임기는 8년이며 한 차례에 한해 4년 중임할 수 있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의 뒤를 이어 2001년부터 12년 동안 IOC를 이끌어온 자크 로게 위원장은 이번 총회를 끝으로 임기를 다했다.
이번 선거에는 바흐를 비롯해 세르미앙 응 IOC 부위원장, 우칭궈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 회장, 리처드 캐리언 IOC 재정위원장, 데니스 오스발트 국제조정연맹(FISA) 회장, 세르게이 붑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부회장 등 6명이 출마해 경쟁률이 역대 가장 높았다.
도전자는 많았지만 승부는 쉽게 갈렸다.
1차 투표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자 않은 가운데 최소 득표에서 동률을 이룬 우칭궈 위원과 세르미앙 응 부위원장을 대상으로 재투표를 해 우칭궈 위원이 탈락했다.
새 위원장은 이어진 2차 투표에서 결정됐다. 로게 위원장은 “동료 여러분에게 새 위원장이 뽑힌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밝히고 투표를 중단한 뒤 잠시 후 공식 발표 행사에서 이제 IOC에 바흐의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이로써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IOC 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바흐 위원장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서독 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겼다. 1976년과 1977년 세계펜싱선수권대회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도 세계 챔피언 자리를 차지한 유능한 스포츠맨이다.
바흐 신임 위원장은 또 독일인으로는 처음으로 IOC 수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독일인이 IOC 위원장에 도전한 것은 1980년 빌리 다우메가 출마했다가 낙선한 데 이어 바흐 위원장이 두 번째였다.
역대 IOC 위원장은 제5대(1952-1972년) 에이버리 브런디지(미국)를 제외하고 바흐까지 8명이 유럽 국가 출신이다.
1991년 IOC 위원에 선출된 바흐 위원장은 집행위원(1996∼2000년), 부위원장(2000∼2004년, 2006년∼) 등 IOC 내에서도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2인자’로 자리매김해 차기 위원장 후보 중에서도 선두 주자로 꼽혔다.
독일 바이에른주 뷔르츠부르크에서 태어난 바흐 위원장은 뷔르츠부르크 대학에서 법과 정치학을 전공하고 법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변호사이기도 하다.
2006년에는 통합 독일 올림픽위원회(DOSB)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고,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강원도 평창과 경쟁한 독일 뮌헨의 유치위원회를 이끌어 우리에게도 낯이 익다.
이번 선거에서 ‘다양성 속의 조화’(Unity in Diversity)를 모토로 내건 바흐 위원장은 지난 5월 출마 선언을 하면서 “독일 및 국제 스포츠 무대뿐만 아니라 사업과 정치·사회 분야에서의 경험 면에서 나는 (IOC 위원장이라는) 위대한 임무를 수행하기에 잘 훈련됐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