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8일] '자문사 7공주'와 펀드 유출

증권업계가 투자자문사와 관련해 말들이 많다. 투자자문사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일부 우량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뒷말들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문사들은 일반 펀드와 달리 주식의 편입 비중과 종목을 자유롭게 선정,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펀드에 크게 낙담한 '큰손'들이 지난해 상승장에서 보다 높은 수익률을 원하면서 자금이 몰렸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117개 전업 투자자문사의 총 계약 잔고는 14조8,000억원에 달한다. 주식형 펀드는 줄곧 빠져나가고 있지만 자문사 잔고는 증가세를 보이면서 투자시장의 변방에서 관심 영역으로 떠올랐다. 특히 실탄이 두둑해진 투자자문사들이 될성부른 우량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일명 '자문사 7공주'로 불리는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주로 LG화학ㆍ하이닉스ㆍ기아자동차ㆍ삼성전기ㆍ삼성테크윈 등 이익성장이 돋보이는 대형주들이다. 금융감독 당국도 자문사들의 빠른 외형 성장을 의식한 듯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물론 투자자문 업계는 "주가 관리는 말도 안 된다"며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우량주를 자산운용사 등에 비해 규모가 턱없이 작은 투자자문사들이 움직일 수는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자문사 관련 주가 급등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최근 시장상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산운용사들의 더딘 시장 대응도 투자자문업 급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투자자문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고객들이 투자자문사로 몰리는 이유는 자산운용사들이 금융위기 이후 변화된 고객들의 니즈(needs)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자산운용사들도 차별화된 펀드 상품으로 고객의 선택권을 넓히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자산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당분간 투자자문사의 성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찌 보면 국내 자본시장의 정상적인 흐름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이 같은 현상이 고객의 다양한 투자욕구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한다는 차원에서 자산운용사들에 채찍 역할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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