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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천명(知天命)'을 맞은 농심이 아시아 시장을 정조준한다. 지금까지 수출 국가 확대 등 신시장 개척에 초점을 맞추고 해외 사업을 추진해왔다면 앞으로는 아시아 시장에 힘을 싣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선택한 것. 이를 통해 중국을 비롯한 홍콩·대만·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호주까지 연결하는 '아시안 벨트'를 완성하면서 국내 식품 수출 역사를 새롭게 쓴다는 각오다.
농심이 아시아 정벌에 나서면서 제일 먼저 주목한 곳은 중국이다. 각국 식품기업들의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인 중국 시장에서 농심은 신라면·백산수를 최전방 공격수로 세웠다. 신라면은 이미 현지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명품 라면'으로 자리 잡은 상품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품을 중국 시장에서 그대로 선보이는 고급화 전략과 한류 열풍이 맞물리면서 해마다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농심은 여세를 몰아 쑤저우, 항저우, 난징 등 서부 화동 지역까지 판매망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또 나아가 쓰촨·구이저우·후베이·후난성 등 서남부 지역까지 판매지역을 확대해 신라면을 명실공히 중국 '국민라면' 위치에 올려놓겠다는 게 농심이 세운 목표다.
신라면 다음으로는 '백산수'가 올 하반기부터 중국 시장 공략의 새로운 스트라이커로 가세한다. 백산수는 농심의 우수한 기술력과 최상의 설비를 바탕으로 담아낸 화산 암반수다. 오는 7월 백두산 이도백하 지역에 짓고 있는 신공장이 완공되면서 연간 생산량이 기존 25만톤에서 125만톤으로 증가한다. 농심은 이를 바탕으로 상하이, 베이징 등 동부 지역과 옌벤 지역 주변 동북 3성 등지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 백산수를 제2의 성장엔진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상하이 최고 번화가인 둥팡밍주 와이탄 지역에서 백산수 옥외 광고를 진행 중"이라며 "신라면이 닦아놓은 대형 유통 채널 공급망과 특약점을 중심으로 백산수를 판매해 현지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은 지난해 농심의 해외 사업에서 사상 처음 1위에 올라선 시장"이라며 "백산수는 동부 지역 대도시를, 신라면은 서부지역 신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 또 한번의 성장을 꾀한다"고 덧붙였다. 농심의 지난해 중국시장 매출액은 1억8,000만 달러(2,000억원)으로 2013년보다 28% 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남아시아도 농심이 중국과 마찬가지로 눈여겨보고 있는 시장 가운데 하나다. 각 국가 특성에 따라 전술을 달리해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맞춤형' 전략으로 한 발 더 접근하고 있다. 예컨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유통시장이 발달한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의 경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시식행사를 시행하는 등 다양한 판촉 이벤트로 다가서고 있다. 아울러 편의점, 슈퍼마켓 등 판매망 확대로 추진한다. 반대로 유통 인프라 구축이 더딘 베트남·태국·필리핀은 기존 대형 거래선을 비롯해 전통시장까지 공략, 상품 판로 확대에 힘을 싣는다. 이들 국가가 재래시장 판매비율이 35~70%까지 육박한다는 특성에 따라 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현지 전통시장에 서서히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시장에서는 '할랄'을 선봉에 세웠다. 현지인들이 할랄 인증을 받는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농심은 올해부터 할랄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김치라면과 용기면인 채식주의순 등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또 앞서 2011년 4월 무슬림도 먹을 수 있도록 할랄 인증을 받은 '할랄 신라면'도 출시했다. 지난해 1월 시드니 법인을 설립한 호주 시장 역시 올해 브리즈번과 멜버른 등지로 판매망을 확대,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농심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매출은 지난해 2,400만달러로 2013년보다 37% 성장했다"며 "이는 그동안 꾸준히 공을 들인 결과로 올해 한층 적극적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해 수출 3,000만달러 돌파에 도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국시장은 앞으로 동남아, 서남아, 오세아니아 지역을 컨트롤하는 농심의 글로벌 전초기지"며 "올해 해외사업 매출 목표는 작년보다 32% 늘어난 6억5,000만달러로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거둬들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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