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 올해 17조1,000억원 규모로 급팽창한 보증지원의 연착륙 유도에 나선다. 진병화(사진) 기보 이사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9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이 중소기업의 위기극복을 돕는 양적 확대를 추구해 온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늘어나 있는 보증을 다지고 질적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할 시점"이라며 "정부 재정여건을 감안한 보증규모 연착륙이 화두로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보증규모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올해 수준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지만 경제상황 변화로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며 "현재 정책 당국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보증 연착륙을 위해 기보는 업체당 평균 보증금액을 8월 현재 3조7,000억원에서 앞으로는 2007년 수준인 2조5,000억원 선으로 축소해 나갈 방침이다. 진 이사장은 "지난 1년간 거래업체의 부도위기를 막기 위해 추가 보증을 하다 보니 업체당 보증이 크게 늘어 인체로 따지면 비만에 걸린 상황"이라며 "업체당 보증은 줄이되 창업기업 중심으로 거래업체 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 연말까지 적용되는 보증지원 일괄 만기연장 조치에 대해서도 추가 연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진 이사장은 "정부가 출구전략에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인 만큼 지침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가능하면 기한 연장은 올 연말로 끝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진 이사장은 또 "지난 1년간 보증지원 확대로 한계기업의 수명을 연장했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다만 한계기업이라도 급격하게 털어내려면 무리가 따르는 만큼 기존 거래기업에 대해 기술개발 및 경영개선 기회를 주고, 개선이 안 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증기간과 규모가 각각 10년, 30억원을 넘는 장기ㆍ고액보증기업의 경우 평가결과 지원성과가 높은 기업에 한해 보증이용 기간을 연장해 줄 방침이다. 특히 기보는 아직까지 낮은 수준(4.7%)에 머무는 사고율이 올 하반기 이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진 이사장은 "사고율은 보증 확대시기와 1~2년 시차를 두고 늘어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 정책에 부응해 수출중기, 녹색성장기업 등 핵심지원 기업과 서비스업, 문화콘텐츠산업 등 지식기반서비스 분야에 대한 보증지원은 앞으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