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CEO 칼럼] 소비자가 최고가치인 기업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최근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치 중 하나가 '소비자 중심' 경영이다. '고객 제일주의'라고도 불리는 이것은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소비자들의 개성과 요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그 중요성이 계속해서 강조되고 있다. 소비자 중심의 가치를 성공적으로 창출해 기업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사랑받는 기업으로서 영속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기업도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 기업들은 철저하게 분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만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상품들을 내놓거나 고객만족(CS) 정책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기업의 활동은 소비자에게 반가운 일이다.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마케팅이 고도화될수록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혜택과 서비스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나은 기술, 미려한 디자인, 밀착형 고객 만족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소비자 중심 기업이라 불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거에는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소비 활동의 주목적이었기 때문에 이 같은 방법이 통했을지도 모른다. 이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오늘날 소비자들이 기업에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소비자들이 찾는 가치는 어떠한 형태든 될 수 있다. 볼보가 구축하고 있는 안전이라는 가치와 같이 수십 년 동안 사랑받는 제품이 될 수도 있고 애플처럼 혁신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시대가 변할지라도 변하지 않는 가치, 즉 기본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소비자든 자신이 기대하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회사를, 제품을, 브랜드를 다시 찾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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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치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스스로 준비하고 점검해나가야 한다. 외부의 우수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자사의 가치를 높일 수도 있고 스스로 의문을 가지고 변화해나갈 수도 있다. 정해진 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기업에 맞는 방법으로 자사만의 가치를 강화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최상의 방안을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이 필요하고 성장통도 있기 마련이다. 얼마나 이 과정을 잘 참아내느냐가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명확한 절차와 방향이 있다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그 기업은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며 여기에 '왜'라는 의문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간다면 소비자들이 찾는 기본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다.

기업은 말로만 소비자 중심을 외칠 것이 아니라 그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항상 자신을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매출 745억달러, 25% 성장 등 놀라운 기록을 경신하며 최고의 전자 상거래 기업이라 불리는 아마존은 적자 기업에서 불과 8년 만에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아마존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쇼핑몰의 기본인 상품과 가격, 무엇보다 배송과 고객 서비스를 갖추며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국내 전자 상거래 기업들이 가야 할 길도 아마존이 걸어간 길과 다르지 않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서 나가야 한다. 그 시작이 지난해 모바일을 통한 혁신이었다면 이제는 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맞춤형 콘텐츠로 새로운 혁신을 이어가야 할 때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서비스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고객 데이터와 고객에 대한 이해가 기업의 혈관을 타고 조직 모두에게 전달돼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이야말로 고객이 원하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며 소비자 중심 기업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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