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5일 전기용품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모(55)씨 등 전선 제조업체 대표 3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서모(36)씨 등 중간유통상 3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전산 제조업체 법인 3곳도 별도로 입건했다.
김씨 등은 지난 2012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알루미늄에 구리를 씌운 CCA(Copper Clad Aluminium)를 재료로 만든 20억원 상당의 불량 전선을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리 전선보다 열이 과도하게 발생해 화재사고로 이어지기 쉬운 CCA는 통신선 일부 등에만 사용해야지만 일반 전선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것이다. 실제로 경찰이 안전성을 실험하기 위해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공칭 단면적 1.5㎟ CCA선에 공업용 스토브를 연결한 지 4분51초 만에 전선이 터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김씨 등은 당국의 인증규격 자체가 없는 굵기의 전선도 90억원어치를 임의로 제조·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유령업체나 폐업한 업체 이름을 제품에 표기하는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불법 제조한 110억원 상당의 전선 4만4,000㎞는 지구를 한 바퀴 감을 정도의 길이로 일반 가정에 많이 유통됐을 것으로 추정돼 안전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