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의 '탈당 파급력'이 만만찮다. 탈당 초기 여론 집중 현상이 반영된 영향도 있겠지만 예사롭지 않은 안 의원의 파괴력이 총선을 앞둔 정치판을 뒤흔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15~17일 성인 1,009명 대상.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차기 대선 야권 후보 선호도에서 안 의원은 41%의 지지를 얻어 33%를 얻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8%포인트 차 앞섰다. 특히 호남에서 48%대27%로 격차를 더욱 벌렸다.
리얼미터가 17일 발표한 여권 유력주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안 의원은 41.4%를 기록, 42.2%의 김 대표와 0.8%포인트 차 접전 양상을 이뤘다. 문 대표는 양자대결 시 42.0%(문 대표)대45.8%(김 대표)로 3.8%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안 의원의 측근인 문병호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안철수 현상'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새정연 내부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을 망설이고 있는 의원들에게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이 여당 지지층을 흡수해가는 모습을 보이는 데 긴장하고 있다. 자체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포함시 새누리당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인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안 의원의 '바람'을 절대 쉽게 봐서는 안 된다"며 "위기 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안 의원의 최대 장점인 '중도 확장성'이 여야 정치권 사이에서 발현할 경우 파괴력을 예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특히 호남에서의 높은 지지로 안 의원에게 지지가 쏠리는 밴드웨건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대권에 대한 기대감에 비해 안 의원의 '개인 브랜드'만으로는 신당 창당을 통한 총선 성공의 기대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16.5%로 새누리당(35.2%), 새정연(28.0%)에 이은 3위였다. 안 의원의 대권 경쟁력에 비해 당 지지율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현실정치에서 안 의원이 보여준 모습에 실망한 유권자 상당수가 이탈해서이기 때문"이라며 "안 의원으로서는 이를 복원하기 위해 김한길 새정연 전 대표 등 비주류 주요 인사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현재 여론조사 경향은 안 의원의 개인 지지층이 두텁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이를 바탕으로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낼 정도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