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휑~ 해지는 그 아픔… 탈모




주사로 두피 밑에 약물을 주입하는 메조테라피 시술. 이 요법은 나무에 비료를 주는 것과 같은 원리로 비교적 빠르고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서울경제신문 자료사진

[리빙 앤 조이] 휑~ 해지는 그 아픔… 탈모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주사로 두피 밑에 약물을 주입하는 메조테라피 시술. 이 요법은 나무에 비료를 주는 것과 같은 원리로 비교적 빠르고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서울경제신문 자료사진 우리나라의 23세 이상 성인 남녀중 탈모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350만 명. 전체 국민을 모집단으로 보았을 때 실제 탈모 인구는 이 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때 탈모는 남성만의 고민으로 여겨졌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여성탈모도 급증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탈모로 병원을 찾는 사람 10명중 3명은 여성”이라며 “이에 따라 여성탈모 전문 병원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탈모가 전 국민적 고민거리로 떠오르다 보니 가발 및 발모제, 두피관리산업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시장규모는 1조원 안팎.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학에 관련학과까지 생겨나고 있다. 수원여자대학은 이번 학기에 국내 최초 산업체계약학과(국제두피건강협회 등 기업형 미용산업과 제휴) 방식으로 '트리콜로지(trichology:두피관리)&헤어학과'를 개설했다. 문영숙 수원여대 교수는 이와 관련 “외국에서는 트리콜로지가 새로운 학문으로 발전하고 있다”며“트리콜로지는 두피와 모발의 기능 및 구조, 관련 질환 등을 연구하고 그 치유법을 찾는 학문”이라고 말했다. 그럼 이제 ‘탈모가 왜 그렇게 숱하게 많은 이들을 고민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하는지’ 살펴보자. 머리카락의 수명은 보통 3~6년에, 갯수는 10만~15만개 정도. 정상인은 보통 하루 50~100개 정도의 머리카락이 빠지며, 빠지는 숫자와 새로 나는 숫자가 비슷하다. 탈모 환자는 새로 나는 머리카락의 숫자가 빠지는 숫자 보다 적어 단위 면적당 갯수가 적어진다. 이밖에 빠지는 머리카락 숫자가 100개를 넘지 않아도 모발이 가늘어지면 일단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물론 머리카락이 가늘어진다고 모두 탈모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앞머리의 굵기가 뒷머리 보다 가늘면 일단 탈모로 보는게 좋다. 탈모는 대개 ▦특정 부위가 집중적으로 빠지는 원형 탈모 ▦전체적으로 빠지는 남성형 탈모 ▦여성형 탈모(이상 유전형탈모) ▦휴지기 탈모(산후 탈모) ▦생장기 탈모(항암제 투여 부작용) 등 5개로 분류한다. 원형 탈모를 제외한 4가지 탈모의 원인은 스트레스, 물리적인 손상, 호르몬 등이 원인이며 특히 남성 탈모의 경우 호르몬의 밸런스가 깨져 일어나는데 유전적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다. 여자의 경우 남자 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스트레스, 임신, 출산, 유전 등 원인은 비슷하다. 이번 주 리빙앤조이는 빠지는 머리카락에 한숨이 깊어지는 탈모 환자들을 위해 살펴본 탈모치료법 및 가발에 관한 일별이다. 탈모 환자 350만명 1조 거대 시장 형성 M형·완전 탈모는 모발이식 O형 탈모는 약물치료 효과적 두피에 약물주사 메조테라피도 약물을 사용한 탈모 치료 탈모치료는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얼마 전 중국산 발모제가 유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인기가 사그러든 대신 역시 바르는 약인 '미녹시드'(파이자에서는 '로게인'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라는 약이 인기를 얻고 있다. 미녹시드나 로게인은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는데, 투약시 털이 나는 부작용을 발견, 발모제로 전용된 경우다. 먹는 약으로는 '프로페시아'가 있다. 프로페시아는 원래 프로스카라는 전립선약으로부터 개발됐다. 전립선 비대증이 생기는 이유는 남성 호르몬 작용 때문. 원래 프로스카는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용도로 개발됐지만, 발모를 촉진하는 작용을 해 발모제로 개량됐다. 많은 비뇨기과에서 탈모치료를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 약물로 치료할 경우 기간은 대략 8주 가량 걸린다. 1주일에 한번씩 8번 정도 방문해서 치료를 받게 되는데 이 경우 병원 마다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비용은 대략 월 8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보다 적극적인 요법으로는 '메조 치료법'이 있다. 이 치료법은 모근 약화를 탈모의 원인으로 보고 모근을 강화해주는 약물을 두피에 주사하는 요법이다. 이와 관련 명동 이윤수비뇨기과 원장은 "메조 치료법은 나무 뿌리 밑에 비료를 넣어주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메조 치료는 1주일에 한번씩 8주를 한 기간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효과 확실한 모발이식 요법 약물요법이 초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요법이라면 모발이식수술은 보다 확실한 효과를 보고자 하는 환자들이 선호하는 요법이다. 홍석훈 명동 한피부과원장은 "모발이식은 탈모치료에 관한 한 최후의 방법"이라며"하지만 대증(對症)요법이므로 효과는 가장 확실한 편"이라고 말했다. 환자들은 모발이식이 머리카락을 뽑아서 다시 심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두피의 피하지방층 상부까지 잘라내 모근(毛根)을 한 올씩 분리한 후 특수 바늘(Choi needle)로 한 올씩 심는 단일모 이식수술로 보는게 정확하다. 그 밖에 화상이나 사고로 모발이 훼손됐을 경우 피판(皮板)의 손상부위를 절제하고 정상부위의 피판을 가져다 심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 시술법은 자연스런 맛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밖에 펀치(Punch)를 이용한 모발이식 방법도 있는데 시간은 절약되지만, 이 방법 역시 모양이 자연스럽지 못한게 흠. 따라서 모발 이식 방법 중에서는 단일모 이식 수술이 가장 대중적이고, 생착률이 높은데다 원하는대로 머리 모양을 만들 수 있어 인기가 좋다. 한편 모발이식술의 경우 이식한 머리가 뿌리를 내리는 생착률은 70~90%정도. 이식한 모발은 70% 정도는 빠져 없어지는데 모근 세포는 피부에 남아있기 때문에 3개월 이후부터는 다시 자라나기 시작한다. 부작용은 이식하기 위해 떼어낸 뒷 머리에 흉터가 남는다는 점. 하지만 대개는 머리카락으로 가려져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탈모형태에 따라 치료법 달라 모발이식은 젊은 환자일수록, 담배를 안 피울수록 효과가 좋다.그 이유는 젊을수록 혈액 순환이 좋은데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생착율을 저하시킨다. 탈모 치료는 유형에 따라 다른데 M형 탈모는 모발이식이 효과적이고, O형(속알머리)탈모는 피나스테라이드 제재의 복용이 효과적이다. 단 이 방법은 약을 먹는 중에는 효과가 탁월하지만 끊으면 머리가 빠진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U형 탈모는 투약과 수술을 병행한다. 완전 탈모인 경우에는 모발이식이 주로 사용된다. 모발이식 기술은 경북대에서 개발한 방법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 특히 국내 의료진은 외국에 비해 손재주가 좋아 이식 시술을 받으러 오는 외국인도 증가하는 추세. 모발이식과 관련 탈모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뒷머리를 이식하면 안빠지냐"는 것. 홍석훈 원장은 이에 대해 "탈모는 남성 호르몬의 과다분비가 원인"이라며 "하지만 뒷머리는 그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모발이식 효과는 반영구적"이라고 말했다. 모발이식을 앞둔 환자가 시술에 앞서 알아둬야 할 점은 이식을 하려면 최소한 1주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또 이식 후 5일이 지난 후부터 머리 감을 수 있고, 모양을 내려면 1주일에서 10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비용은 천차만별인데 200만~500만원 정도사이며, 조밀도와 환자상태에 따라 차이가 난다. 한방요법의 경우 두피 관리 등은 양방과 비슷하지만 한약과 침 요법을 병행한다. 한방에서는 혈(血:피안에 들어있는 여러 기운)이 부족한 경우 탈모의 원인이 된다고 보는데 여성형 탈모가 이에 해당한다. 한방에서는 신정(腎精:현대의학의 호르몬 개념)의 균형이 깨지면 탈모가 생긴다고 보고, 신정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치료는 약물의 비중이 높아 60% 정도를 차지하며, 20~30%는 메조테라피와 침요법, 나머지 10%는 환자의 섭생조절에 초점을 맞춘다. 이창영 마이플한의원 원장은 한방요법의 효과와 관련 "증상악화를 지연시키거나 완화시키는 것 까지 치료의 개념으로 보면 남자는 50%, 여자는 80% 이상의 효과가 있다"며"한방치료는 3~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비교를 하려면 최소한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두피 관리를 통해 탈모를 예방하는 코스메틱(Cosmetic)업체들도 우후죽순 처럼 생겨나고 있는데 한 차례 관리비용이 6만~12만원선으로 1년간 관리를 받을 경우 1,000만원선을 오르내리기도 한다. 가발- 두피처럼 감쪽같이 첨단 기술의 승리 0.03㎜초극세망… 표시 안나 헤어드라이·젤 사용도 자유자재 착용후 한두달 잘견디는게 관건 회사원 정 모(35) 씨는 올 초부터 가발을 쓰기 시작했다. 정 씨는 20대 초반부터 시작된 탈모를 막아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써봤다. 좋다는 약은 다 사서 발라보고 목 윗부분 머리카락을 앞머리로 옮겨 심는 이식수술까지 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가발은 티가 나고 어딘가 모르게 어색해 보인다'는 선입견 때문에 가발을 쓸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정 씨는 그러나 이덕화 하일성 홍수환 등이 나오는 가발 TV 광고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광고처럼 가발을 쓴 채 샤워를 하고 헤어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려가며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면 한 번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 씨는 "요즘은 가발 기술이 좋아져 티가 나지 않고 두피 가려움 등 부작용도 적다"면서 "올해 들어 알게 된 사람들은 내 머리가 가발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가발 대중화 시대의 도래 의학이 발달해도 탈모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대머리에 대한 가장 원초적인 해결책인 가발은 과학 기술의 발전을 등에 업고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실제로 요즘 가발은 ▦티가 나지 않고 ▦샤워 사우나 수영 등 일상 생활과 운동에 불편이 없으며 ▦다양한 스타일을 마음대로 연출할 수 있을 정도까지 발전했다. 가발 업체 '밀란'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한국 남성의 14.2%가 이미 가발을 착용하고 있다. 이를 탈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나이인 20대 중반 이후로 좁히면 경제활동 남성 중 꽤 많은 사람이 가발을 쓰고 있는 셈이며, 다만 다른 사람이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밀란 관계자는 "바로 사무실 옆자리 동료가 가발을 쓰고 있을 지도 모른다"며 "가발이 대중화 시대에 접어든 만큼 여럿이 모인 장소에서 가발 얘기는 안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밀란 측은 또 "고객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밝힐 수는 없지만 TV에 얼굴이 나오는 정치인ㆍ 경제인ㆍ연예인 ㆍ스포츠 스타 중 가발 착용자가 상당히 많다"고도 했다. 최근 들어 가발을 홈쇼핑에서도 판매하는 것도 가발이 꽤 대중화 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가발 업계는 밀란과 하이모가 선두주자인데 밀란의 경우 올해 매출액을 200~300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올백도 가능하다 가발의 제작 원리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여성의 스타킹 같은 '망'에 머리카락을 엮어 제작하는 식이다. 가발 기술의 핵심은 '최대한 남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대머리를 감추려고 쓰는 가발이 티가 나고 스타일도 어색하다면 안 쓰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 요즘 가발 업계는 '망을 얼마나 얇게 만드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망을 최대한 얇게 제작해 두피와 비슷하게 만들어 내면 가발의 최대 약점, 즉 '티가 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밀란의 경우 0.03㎜ 굵기의 초극세사로 망을 만들어 가발을 만든다. 망은 색깔도 거의 투명에 가까워 두피와 비슷한 느낌을 낸다. 그래서 '올백' 스타일 연출도 가능해졌다. 기존의 가발은 이마와 연결되는 부위를 머리카락으로 덮어야만 했지만 요즘은 가발의 망이 두피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해 져 가발 사이로 비치는 '망'이 밖으로 드러나도 어색하지 않다. 요즘 가발은 헤어스타일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기본의 가발은 대부분 '9대1' 또는 '8대2' 가르마로 정형화 돼 있었고 가르마를 잡기 위해 실리콘을 두껍게 발라 한 번 모양을 잡으면 바꿀 수 없었다. 그러나 요즘 가발은 헤어드라이어와 젤, 무스 등 헤어제품을 이용해 원하는 대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망이 얇아지면서 착용감이 좋아진 것도 물론이다. 김현식 밀란 관리본부장은 회사 임원이면서 가발 착용자. 자사 제품 홈쇼핑 방송에도 출연하는 사람이다. 김 본부장은 "0.03㎜ 제품을 써보니 부는 바람을 가발 속 두피로 느낄 수 있었다" 고 말했다. 가발에 쓰이는 머리카락은 인모(人毛)를 쓰거나 나일론 소재 인조모를 쓴다. 인조모의 경우 내구성이 강하나 조명 아래서 지나치게 광택이 나는 경우도 있다. 인모는 주로 수입을 한다. 얇은 머리카락은 인도에서, 굵은 머리카락은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인의 경우 굵은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가발은 탈모로 인한 온갖 고민을 겪은 사람들의 최종적 선택이다. 또한 가발의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가발은 가짜 모발일 뿐이다. 가발 착용자들은 "주변 지인들이 '가발 썼느냐'고 물어볼 때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지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봐야 한다"며 "결심한 뒤에는 가발 특유의 불편함을 1~2개월 간 견뎌야 잘 적응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입력시간 : 2007/05/0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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