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정은 18일 정연상 부대표 제명을 위한 임시사원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계법인이 부대표급을 제명하기 위해 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정 부대표는 최근 기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총회에서 삼정 회계·컨설팅 법인 운영에 대한 문제점과 소견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정 부대표는 회계사가 아닌 육사 출신으로 포스코 등에서 근무했으며 삼정과 산동이 합병하기 전 삼정에 합류했다.
삼정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달에 최승환 부대표가 내부 문제를 제기한 후 정 부대표가 이와 관련해 추가 의혹을 제기하고 대표이사 사퇴를 요구했으며 사정당국에 고발하겠다는 협박을 했다"며 "회사 측에서는 이는 객관적 사실이 아니고 조직의 기강을 흔드는 일이라고 판단해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했으나 무산돼 어쩔 수 없이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최 부대표는 지난달에 파트너들에게 e메일을 보내 김교태 삼정KPMG 대표의 독단적인 경영방식을 비판하고 윤영각 전 회장의 퇴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등 삼정과 산동 출신 간의 파벌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내부 갈등이 감사인 교체가 이뤄지는 민감한 시기에 밖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한 회계법인 부대표는 "회계법인은 보통 합병을 통해 커왔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갈등의 요소는 늘 있는데 이런 문제가 감사인 교체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불거졌다는 점에서 삼정을 흔들기 위한 세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상 이런 문제는 내부에서 잘 해결돼야 하는데 외부적으로 공개되는 바람에 회계업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