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처럼 귀농 등을 통해 성공시대를 연 이들의 상당수가 생활 통계자료를 철저히 분석하고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최근 통계청의 생활 속 통계수기 공모전 수상 내용을 보면 이용 분야가 다양하다.
최우수상 수상자인 김정용씨는 귀어 과정에서 겪었던 실패를 통계로 극복한 대표적 예다. 김씨는 달라진 조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옛 방식에 의존하던 이들과는 달리 조업 위치의 지형과 수심, 시기별 어종, 미끼의 종류, 낚시 원줄과 부줄의 길이와 굵기, 통발의 숫자까지 조절하는 방법을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통계 수치로 환산해 성공했다.
김씨는 "대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줄곧 통계업무를 했는데 어부 생활에도 통계가 필요한 것을 알았다"며 "통계가 주는 생활의 편리함을 바다를 통해 다시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우수상을 받은 이씨의 경우 국가 통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공한 케이스다. 그는 한우 두 마리를 키우던 초기 정착 과정에서 비육 기간 곡물 사료 비중 조절을 못해 실패한 것을 거울삼아 1++ 등급을 받기 위해 사료 값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그는 초기 송아지 가격 170만원에 사료 값 165만원과 기타비용 8만원을 합쳐 총 343만원을 투자해 1++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시장에서 받아낸 가격은 335만원. 8만원의 손해를 본 것이다. 이씨는 주변 2~30마리의 소를 키우는 농장 대부분이 이런 상황인 데 반해 50마리 이상 사육 농장은 그래도 손실을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씨는 "통계청의 한우·비육우 두당 수익 자료를 살펴보니 최근 4년간 20두 미만 사육과 50두 이상 사육 농가의 수익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규모에 따른 손익을 따져보고 사료구성을 어떻게 할지도 통계수치를 보며 노하우를 찾아야 수익을 낼 수 있는 됐다"고 말했다.
지방 소도시에서 작은 서점을 운영 중인 오철환씨도 통계의 덕을 톡톡히 봤다. 그는 "젊은 여성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일리지와 쿠폰을 만드는 등 많은 방법을 썼지만 매번 실패했다"며 "종이책을 사고 읽는 인구가 줄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독서인구조사에 근거해 중장년층 대상으로 장르 안내 푯말을 크게 하고 곳곳에 의자와 돋보기를 놓았더니 매출이 늘었다는 게 오씨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