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확대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됐던 ‘분양가제도개선위원회’가 전격 해체됐다. 당초 민간아파트에 대한 분양원가 공개 및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검토하기 위해 오는 2월까지 운영하기로 했던 민간자문기구지만 출범 이후 이렇다 할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활동을 마감한 것이다.
19일 분양가제도개선위에 따르면 위원회는 이날 오전 마지막 회의를 개최해 위원회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다. 공동위원장직을 맡았던 박환용 경원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중간발표 후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고, 지금까지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는 의견이 중론이어서 위원회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며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의 세부안건에 대해서는 1ㆍ11대책에 따라 정부가 기술적인 부분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분양가제도위원회는 원가공개의 이론적 근거를 찾고 ‘11ㆍ15대책’에서 제외된 민간아파트의 분양가상한제 적용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열린우리당이 위원회를 배제한 채 당정협의 방식으로 분양가상한제 확대를 발표하자 민간위원 일부가 사퇴 의사를 밝히며 반발하는 등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최종 방안을 정부 측에 전달하기로 했던 2월이 채 되기도 전에 마음이 급했던 정부가 민간 부문의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방침을 담은 1ㆍ11대책을 발표하면서 위원회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해버렸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정부의 대책 조급증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민간’ 위원회는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그나마 들러리라도 세우던 위원회가 사라졌으니 앞으로 나올 대책은 정부가 좌지우지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