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차이나 리포트] '후강퉁' 저금리로 갈 곳 잃은 국내 투자자에 오아시스 될까

빗장 열린 中증시… 글로벌 투자처 급부상

이르면 10월 교차매매 허용… 상하이 A주 직접투자 가능

中은 외국인 투자문턱 낮춰 위안화 국제화·증시부양 기대

동시상장 종목 차익거래 전략… 소비재 등 내수주 주목할 만


시진핑 정부의 금융개혁ㆍ개방이 한국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13일부터 시범실시되는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 허용(후강퉁ㆍ戶港通)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수월하게 중국 증시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다 지난 8월 시진핑 주석의 방한 이후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도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중국 금융시장이 저금리에 갈 곳을 잃은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하지만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이 무조건 투자 기회만을 제공하지 않는다. 제도와 규제 상에 숨어있는 리스크는 물론이고 중국 거시경제라는 리스크도 안고 가야 한다. 최근 중국 실물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일부 중국 기업들의 가치는 제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여기다 중국 금융시장 개방을 노린 선취매로 인해 제도 변경 이후 차익매물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다샤오 잉다 증권연구소 소장은 "후강퉁의 시범 실시 이후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시범 운용이 성공적이라고 판단된다면 투자한도 종목규제 등이 완화되며 중국 증시가 글로벌 투자의 새로운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증시에 직접 투자한다=후강퉁은 상하이와 홍콩증시의 상장 주식을 교차 매매할 수 있는 제도이다. '후'는 상하이, '강'은 홍콩으로 양쪽을 통하게 한다는 의미다. 후강퉁은 홍콩 및 해외 투자자가 홍콩 증권사를 통해 상하이 주식의 매매하는 '후구퉁'과 중국 본토 투자자가 상하이 증권사를 통해 홍콩 주식을 매매하는 '강구퉁'으로 나뉜다.

지금까지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려면 적격해외기관투자가(QFII)나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가(RQFII) 자격을 받은 기관투자자들이 만든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만 가능했다. 하지만 후강퉁이 시행되면 개인투자자도 홍콩 증권사를 통해 자유롭게 상하이 A주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하루 상하이 A주를 매매하는 후구퉁이 130억위안, 홍콩 주식을 매매하는 강구퉁이 105억위안의 투자한도가 주어진다. 지나치게 투자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거래통화는 위안화가 공통이다. 투자종목은 상하이 A주는 568개 종목, 홍콩은 265개 종목이다.


후강퉁의 가장 큰 매력은 개인투자자가 자격조건 취득 없이 증권사를 통해 중국 주식을 사고팔 수 있고 직접투자인 만큼 투자종목 선택과 투자이익 환수에 대해서도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순젠보 은하증권 투자전략가는 "외국인들이 펀드를 이용해 투자할 경우 안정성을 위해 금융주, 에너지 등에 투자가 편중됐었다"며 "후강퉁 시행 이후 성장하고 있는 중국 내수주 등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 내 증권사들은 텐센트 등 인터넷주와 차이나모바일 등 통신주, 헬스케어 관련주 등을 투자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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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후강퉁으로 노리는 것은= 중국 정부는 다소 파격적인 후강퉁의 시범 운영으로 자본시장개방과 위안화 국제화, 상하이 증시 저평가 해소 등 다양한 목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리융선 중국런민대 금융증권연구소 교수는 "후강퉁제도 시행은 글로벌 자본의 유입 통로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홍콩시장을 이용해 본토 시장의 위안화 자산을 육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중국 금융당국은 후강퉁 시행으로 홍콩에서 보유하고 있는 위안화자금 1조위안을 금융투자로 유통시킨다는 계획이다. 홍콩이 보유한 위안화는 본토로 환류되지 않으며 위안화 국제화의 장애요인으로 꼽혔다. 또 후강퉁의 시행으로 자본시장 개방의 의지를 보이며 연기된 상하이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이머징마켓(MSCI) 편입을 성공시킨다는 방침이다. 상하이 증시의 저평가 해소도 후강퉁의 역할이다. 골드만삭스는 후강퉁이 시행되며 1조3,000억달러가 상하이 증시에 유입되며 중국 증시를 재평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후강퉁 투자전략은=국내 증권사는 물론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투자전략 개발에 열중이다. 거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개인투자가들이 움직일 것을 예상되는 만큼 다양한 포트폴리오 전략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 주목받는 전략은 상하이와 홍콩에 동시 상장된 종목의 차익거래다. 쉽게 말해 비싼 종목을 팔고 싼 종목을 사들여 포트폴리오의 매입단가를 낮추는 것이다. 현재 차익거래가 가능한 종목은 67개 종목으로 대부분 상하이의 주가가 10~20% 정도 낮은 편이다.

그 동안 접근경로가 차단됐던 내수 종목도 유망하다. 중국 경제매체인 왕이재경은 후강퉁 시행에 따른 투자 관심 업종으로 티슈, 여성용위생용품, 일회용기저귀 등을 생산하는 헝안 등 필수소비재 기업, 소득증가와 정부지원으로 성장하고 있는 여행관련 업종(선전고속도로 등) 등 내수업종과 전통적으로 중국 경제의 펀더멘탈에 따라 움직이는 페트로차이나(석유화학), 차이나코스코(해운무류), 둥팡전기(발전설비) 등을 꼽았다. 또 중국 최대 심ㆍ혈관 제약사인 시후안파머, 공업 폐기물 처리업체인 동지앙환경, 모바일이터넷 업체 킹소프트, 스포츠 문화업체 위즈덤, 마카오 카지노업체 MGM마카오 등도 후강퉁 투자 대표 종목으로 선정됐다.

홍콩증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직접투자가 불가능했던 중국 본토인들의 홍콩 증시 투자가 풀리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홍콩 증시로 유동성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홍콩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허치슨왐포아와 카지노기업, HSBC 등 외국계 금융기관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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