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센데."
지난 15일 통합LG텔레콤이 가족요금제 '온국민은 yo' 출시를 발표하자 한 통신사 관계자가 한 말이다. LG텔레콤이 이런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니 '놀랍다'는 눈치였다. 멀찌감치 따돌린 것으로 생각했던 '넘버3'의 반격에 화들짝 놀란 모습이었다.
그만큼 '온국민은 yo'는 지금까지 통신업계가 선보인 상품과는 구별되는 파격적인 요금제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휴대폰ㆍ초고속인터넷ㆍ인터넷전화ㆍ인터넷(IP)TV 등 온 가족의 통신요금을 일정 수준으로 설정하면 상한 금액의 2배에 달하는 무료혜택을 제공하는 게 이 요금제의 핵심이다. 일정 금액을 내는 기본료는 물론 통화료ㆍ문자ㆍ무선인터넷까지 할인 대상에 포함돼 최대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이날 KT는 유선전화에 이어 휴대폰에도 가족단위 사용 개념을 적용한 '쇼 퉁(SHOW 퉁)'을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2008년부터 'T끼리 온가족 할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SK텔레콤도 겉으로는 담담하지만 내심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잠시 주춤하던 통신업계의 요금경쟁이 다시 불붙는 것은 고객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요금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특히 가계 통신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요금을 내리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섣불리 결정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멀리 내다보면 요금인하가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상철 통합LG텔레콤 부회장은 '온국민은 yo' 출시 간담회에서 '실(失)' 보다 '득(得)'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수익에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영업이익이 줄어들지만 온 국민이 많이 이용해 가입자가 늘어나면 이를 충분히 보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많은 국민이 이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수익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내놓으면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국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SK텔레콤이 '초당과금제' 도입에 불을 지펴 다른 업체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고 KT가 과감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지속적으로 내놓는 것도 모두 고객 입장을 먼저 생각한 최고경영진의 결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수요자 중심으로 접근하면 고객의 마음을 얻게 되고 결국 회사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여러 분야에서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 통신요금 경쟁이 지속돼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