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앙위 전체회의 전후 탈당 봇물 예고<br>각 정파 독자행보…범여권 신당도 좌초할듯<br>한·미FTA·북핵·민생등 정책현안 표류 우려
|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이 22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탈당을 발표하고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고 있다. /오대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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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개혁' '중도' '잔류' 3分 가능성
29일 중앙위 전체회의 전후 탈당 봇물 예고각 정파 독자행보…범여권 신당도 좌초할듯한·미FTA·북핵·민생등 정책현안 표류 우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이 22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탈당을 발표하고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고 있다. /오대근기자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이 22일 당과의 결별을 전격 선언함에 따라 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개혁노선과 중도실용 노선이 각각 독자적으로 세 불리기에 나설 조짐이어서 최악의 경우 범여권의 통합신당은 좌초되고 여당이 '꼬마 열린우리당-개혁 신당-중도 신당'으로 갈릴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같은 여당의 무질서한 분열은 단기적으로는 국정을 표류시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와 북핵 사태, 민생 문제 등 정책 현안 해결을 더욱 꼬이게 할 우려가 크다.
◇후속 탈당 이어질 듯=일단 정치권은 임 의원의 이번 당적 포기 여파로 일부 여당 의원들의 산발적인 탈당이 이어지다가 오는 29일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전후로 집단 탈당 움직임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가장 먼저 탈당을 예고한 염동연 의원이 후속 탈당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또 호남권 출신의 주승용 의원과 김낙순ㆍ유선호ㆍ이계안 의원 등도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 신당파 5개 모임의 행보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중도실용 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안개모, 희망21, 국민의 길, 민평련, 실사구시 등은 통합신당 추진과정에서 보조를 맞추기로 한 상태다. 다만 이들 모임 소속의 일부 의원들이 해외출장 중이어서 집단적 행동에 나서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희망21 소속 양형일 의원도 "이번주 중에는 탈당과 관련한 일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해 다음주에나 탈당 논의가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여당 3분 될 전망=문제는 이 같은 탈당 러시 과정에서 각 정파가 서로 독자행보에 나설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이목희 열린우리당 전략기획위원장도 이날 MBC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탈당 의원 중) 보수적인 분들은 민주당에 방점을 찍을 것이고 개혁적인 분들은 시민사회 전문가 그룹 등과 함께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는 '열린우리당 신당파+민주당 통합파+국민중심당 일부+원외 시민사회단체'의 큰 틀을 만들자던 통합신당의 구상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뜻이다.
이 위원장의 전망대로라면 범여권은 '꼬마 열린우리당(여당 잔류 진영), 개혁 신당(여당 개혁탈당파+사회시민단체), 중도 신당(여당 중도탈당파+민주당 통합파+국민중심당 일부)'으로 분열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정계 개편이 의원들의 밥그릇 싸움이었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고, 이들 정당이 막판에 대통령선거 후보 단일화를 꾀하더라도 한나라당의 벽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같은 범여권의 다극화가 장기적으로는 정책 중심의 선진 정치문화를 발전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은 "범여권이 다극화돼 갈라서면 서로 정책적 노선의 차별화가 분명해지면서 정책중심의 경쟁에 나서게 된다"며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천정배ㆍ정동영ㆍ김근태의 미묘한 주도권 싸움=이런 가운데 여당의 대주주이자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근태 의장,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의원간에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천 의원은 범 김 의장 계열과 범 정 전 의장 계열의 의원들을 공유하면서 일종의 교집합을 이루고 있어 천 의원이 먼저 탈당하면 3자간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특히 김 의장측은 현 지도부를 이끌고 있는 탓에 탈당 대열에 늦게 합류할 수밖에 없어 더욱 불리한 상황이다. 다만 천 의원은 이날 한 방송사 인터뷰에 출연해 "정 의장과는 함께 정치입문을 해 지난 10여년간 함께 길을 걸어왔다. (정 의장과)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어 이들 3개 진영이 결속을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국정 현안 표류할 듯=한편 열린우리당이 산발적인 집단 탈당으로 갑자기 공중분해될 경우 정부의 국정 운영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미 FTA와 북핵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범여권의 분열이 국론 분열을 더욱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 당정이 어렵게 합의한 부동산대책과 대기업 소유지배구조 개선 문제 등에 대한 후속 입법작업도 난항이 예상된다.
입력시간 : 2007/01/22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