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1월 21일] 대출보증 회수에 따른 충격 최소화해야

한국은행이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국내 가계부채와 중소기업 차입금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가계부채는 지난 6월 말 현재 818조원을 넘었고 중소기업의 단기 차입금 비중도 60.5%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에 4%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지만 가계 및 중소기업 부채 증가는 경제안정을 위협하는 최대 불안요인이라는 점에서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 가계부채도 그렇지만 더 염려스러운 것은 중소기업의 단기 차입금 급증이다. 중소기업 차입금 가운데 1년 미만의 단기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 말 현재 59%로 1년 전의 49.5%보다 9.5%포인트나 높아졌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차입금도 같은 기간 6조5,000억원에서 10조4,000억원으로 3조9,000억원 늘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족한 자금을 계속 급전으로 돌려 막다 보면 부도위험은 커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위기대응 차원에서 이뤄진 정부의 대출보증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중소기업 자금사정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한계상황에 빠진 중소기업과 건설사 등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대출에 지급보증을 서줬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보증을 서줬는데 이렇게 해서 올해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보증잔액만도 31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경기회복세가 빨라지고 출구전략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정부는 보증비율 축소 등으로 보증을 거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비상조치를 1년 정도 한시적으로 시행할 예정이었던 만큼 이제는 정상으로 되돌릴 때가 됐다. 경제도 위기 이전의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구나 대출금 전액지급보증에 따른 구조조정이 지연됨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위기에서 벗어남에 따라 대출보증 회수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급격한 지원중단으로 중소기업들이 연쇄부도에 내몰리는 사태가 빚어지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량기업들까지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도산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출만기 연장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등 단계적으로 대출보증을 회수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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