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2030 키덜트 "오늘 점심은 햄버거"

맥도날드·롯데리아 장난감 등 증정 이벤트

성인 고객 수집욕 자극… 행사전부터 열광


# 직장인 박영진(33)씨는 회사 책상 위에 올려둔 달력 위에 빨간 동그라미를 쳐 놨다. 그가 동그라미를 그린 날은 자신의 생일도, 여자친구를 위한 기념일도 아니다. 이 날은 모 업체에서 햄버거 세트를 구입하면 게임캐릭터 '슈퍼마리오' 피규어를 받을 수 있기에 친한 인터넷 카페 회원들하고 같이 점심을 먹기로 약속을 잡아놓았다. "지난해 겨울 일본 맥도날드에서 증정한 슈퍼마리오 피규어를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게 돼 기대가 높습니다." 기대에 부픈 박씨의 말이다.


외식업계가 '키덜트(kidult)' 시장을 겨냥하고 나섰다. 수집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슈퍼마리오와 스파이더맨 피규어 등으로 고객의 충성심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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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맥도날드는 오는 30일부터 어린이 햄버거 세트인 해피밀을 주문하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피규어 8종을 증정한다고 26일 밝혔다. 슈퍼마리오 피규어는 지난해 말 행사 개시 사흘 만에 10만 개가 모두 팔려나간 '맥도날드 헬로키티 한정판'처럼 시판하기 전부터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특히 이번에는 키덜트 문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게임·만화 피규어 동호회가 중심이 돼 관련 소식을 인터넷에 퍼 나르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해피밀 세트는 가족과 함께 매장을 방문하는 어린이 고객을 위해 만든 것이지만 어른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키덜트에 초점을 맞춘 곳은 또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 4월 한 달간 스파이더맨 피규어를 증정하는 '장난감세트'를 판매했다. 롯데리아는 어린이 전용세트에만 장난감을 증정했던 기존 전략을 버리고, 버거 메뉴를 다양화해 성인 고객의 접근성을 높였다. 그 결과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16%나 올랐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피규어 수집에 열을 올리는 '키덜트' 고객에 초점을 맞춰 장난감 세트를 고를 수 있는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도 수집욕을 자극하는 제품을 해마다 내놓고 있다. 국가와 도시마다 서로 다른 문양을 그려넣은 머그컵과 텀블러, 충전카드 등이 그것. 여행지를 방문할 때마다 스타벅스에 들른다는 김병록(25)씨는 "스타벅스 카드는 특정 국가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넣기 때문에 저에게는 일종의 '타임캡슐'"이라며 "방문한 나라나 도시에서 느낌과 추억을 스타벅스 카드를 통해 다시 떠올리기 위해 수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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