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속에서도 거액의 보수를 챙겨 따가운 눈총을 받던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이 보너스를 잇따라 반납하고 있다.
19일 AFP통신에 따르면 페터 쿠러 UBS 회장은 스위스 라디오방송 DRS와의 인터뷰에서 "UBS가 금융위기로 인해 입은 거액의 손실에서 회복될 때까지 보너스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와 올해 보너스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정부는 지난 16일 UBS에 대한 약 6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발표했다.
쿠러 회장이 포기한 보너스의 액수가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지만 그는 추가 보수를 제외하고 200만 스위스프랑(200만 달러)의 봉급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과급 비중이 높은 금융권의 특성으로 볼 때 적지 않은 금액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앞서 요제프 애커만 도이체방크 CEO도 지난 17일 독일 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보다 돈이 더 필요한 직원들을 위해 올해 보너스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그의 발표가 있은 뒤 이사 3명도 보너스를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 정부로부터 850만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AIG도 보너스 등 각종 보수가 적절한지 관련 정보를 검찰에 제공키로 했으며 스티븐 벤싱어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1,000만 달러의 보상금 지급을 보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