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무한변신 ETF 자산관리 '큰 별'로

ETF, 달러·금·주식 입맛대로 골라담고 절세효과까지 누린다



시장 성장세 주춤하자 당국 규제 대폭 완화

국내 지수 추종서 탈피

선물가격 하락 때 수익

코스닥 중소형주 투자 등 다양한 상품 속속 선봬

개인·퇴직연금 편입에

세제혜택 제공하는 ISA 통해 투자도 가능


상장지수펀드(ETF)가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지수를 비롯해 원자재, 통화, 부동산, 채권, 해외주식 등을 따르도록 설계된 상품도 속속 등장하는 모양새다.

국내 증시가 최근 2,000포인트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주가연계증권(ELS) 등 일부 파생결합상품의 위험이 부각되면서 ETF는 더 많은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ETF는 코스피200과 같은 지수나 금값 등 자산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금융투자상품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일반 종목처럼 실시간으로 사고 팔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울러 다른 금융투자상품과 비교해 위탁수수료, 운용보수 등이 낮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금융당국도 지난 10월 ETF를 핵심적인 자산관리 수단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특히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해외 주식투자 전용 펀드 및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ETF를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절세 효과를 노리는 투자자라면 놓치기 힘든 투자 요인이다. 이 같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ETF의 순자산 규모는 올해 총 21조원을 돌파했으며 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숫자도 200개에 달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ETF는 기본적으로 수수료가 싸기 때문에 장기투자로 활용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이라며 "투자자의 선호에 따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어 향후 ETF가 국민의 연금자산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2002년 도입된 이후 순 자산 총액이 연평균 40% 이상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 2010년에 6조원을 넘어섰고, 2013년에는 19조원까지 급증했다. 이러한 ETF의 성장세는 지난해부터 정체에 빠졌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를 당한 것이다. 상품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성장 부진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ETF 중 약 70%는 국내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ETF가 다른 금융투자상품과 비교해 저렴한 비용으로 분산 투자가 가능하고 환금성이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자 금융당국에서 칼을 뺐다. 금융위는 지난 10월 ETF 시장 발전 방안을 발표하며 다양한 종류의 ETF가 출시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것이다.

금융위의 규제 완화로 탄생한 대표적인 상품이 파생상품 인버스 ETF다. 이는 기초자산 가격이 내려가야 이익이 나는 인버스 ETF와 수익이나 손실 폭이 두 배로 증가하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ETF의 구조를 합쳐놓은 것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지난달 16일 미국 달러 선물지수 하락 시 두 배 수익을 추구하는 '코세프(KOSEF)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2X(합성)'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켰다. 미국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지난 3일 금 선물가격이 내려가면 하락 폭의 두 배에 달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킨덱스(KINDEX) 골드선물 인버스2X(합성H)' ETF를 선보였다.

이어 지난 17일에는 코스닥 레버리지 ETF 3종이 처음으로 상장됐다. 이번에 상장된 ETF는 모두 코스닥1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등락 폭의 두 배를 추종한다. 코스닥 150 지수는 주요 업종을 대표하는 15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코스닥 시가총액의 약 60% 반영한다. 중소형 관련주 지수를 사용하는 레버리지 ETF는 그동안 높은 투자 위험 때문에 상장에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이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자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대형사가 일제히 새로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실제 상장 첫날 분위기도 좋았다. 대형 자산운용사 3곳이 내놓은 코스닥 레버리지 ETF는 상장 첫날 총 200억원 규모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현재 여러 자산운용사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비슷한 코스닥 레버리지 ETF 상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지수가 제일 떨어졌을 때 돈을 투입해서 고점에 이르면 빠르게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가 코스닥 레버리지 ETF에 관심을 보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수익률 측면에서 보면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추종하는 ETF 상품이 좋은 성과를 냈다. 헬스케어(건강관리) 종목으로 운용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타이거(TIGER) 헬스케어 상장지수(주식)'은 올해 수익률이 100%가 넘는다. 뒤를 이어 '미래에셋 TIGER 생활필수품 상장지수(주식)'과 '미래에셋 TIGER200 에너지화학 상장지수(주식)'도 5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화학 분야의 종목과 연계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코덱스(KODEX) 에너지화학 상장지수[주식]'은 40% 안팎의 수익을 내고 있다.

소비와 배당 등 경기 방어 종목에 투자하는 ETF의 활약도 돋보였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비교적 경기에 둔감한 소비와 배당 관련 ETF가 주목받은 셈이다. '미래TIGER경기방어'는 25%의 수익률을 나타냈고, '삼성 KODEX 배당성장'도 수익률이 20%를 기록했다.

ETF 시장은 내년에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가 개인연금·퇴직연금 내 ETF 상품 편입을 허용하는 등 연기금, 펀드 등 기관투자가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한편 세제 혜택까지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해외주식 투자 전용 펀드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점이 가장 긍정적인 대목이다.

오재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ETF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통해 단기 투자용으로 많이 활용되지만 사실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자산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특징에 주목해야 한다"며 "금융투자업계에서 '자산관리'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ETF는 중요한 자산증식 수단으로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co.kr

금리인상으로 美시장 보라는데… 주택·온라인소비·엔터 ETF '눈도장'

지민구 기자

제로금리 시대 끝나 美주식·달러 투자 적기
헬스케어·금융주 연동 상장지수펀드도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지난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제로 금리'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주요 증권사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화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 이후 달러 가치는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 상승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달러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9%가량 올랐다. 원·달러 환율도 어느덧 1,180원 선을 다시 넘어섰다. 이 같은 시장환경에서는 투자자도 미국 주식과 달러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KDB대우증권은 이와 관련,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내수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우선 대우증권은 주택 관련주에 연동된 ETF인 'XHB'를 추천했다. 미국의 주택 관련 지표가 가장 안정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건축자재 관련 주식이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내년에는 건축자재뿐만 아니라 가구 및 실내장식 기업의 주가도 반등에 나설 수 있다고 대우증권은 전망했다.

온라인 소비주에 투자하는 'RTH'와 'FDN'도 추천 대상에 꼽혔다. RTH는 미국 내 리테일ETF 가운데 아마존의 비중이 가장 높고, FDN은 페이팔, 이베이, 넷플릭스 등 온라인 결제·매매 서비스 업체를 골고루 담고 있다. 이은영 대우증권 연구원은 "고용 비용 증가에 민감하지 않은 온라인소비주의 강세가 예상된다"며 "아마존처럼 임금 민감도가 낮은 기업과 반대의 기업의 양극화 현상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종목은 꾸준한 소비 증가세에 힘입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PEJ'가 미국 내 엔터테인먼트 종목에 투자하는 ETF 상품이다.

대우증권은 헬스케어 관련 ETF도 투자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헬스케어 종목은 지난 8월 말 급락 이후 차익 실현 물량 급증으로 가장 반등 강도가 약했다"이라며 "주요 바이오 기업의 3·4분기 실적이 양호했고, 기업끼리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임상약 개발 기업에 투자하는 'SBIO'와 의료기기 업체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IHI'가 헬스케어 관련 ETF로 분류된다.

끝으로 대우증권은 금융주 관련 미국 ETF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대형은행보다는 지역 중소형 은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중소형 은행의 경우 내수 매출 비중이 97% 수준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여도 실적이 떨어질 여지가 없다"며 "이자수익 비중도 75% 이상이어서 금리 인상 조치에 따라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의 개선이 실적과 직접 연동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지역 은행에 투자하는 ETF로는 'KRE'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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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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