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대의원에 의한 현행 간선제 대통령 선출방식을 유권자들의 투표를 통한 직선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중이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빌 넬슨 상원의원과 칼 레빈 상원의원은 프라이머리(예비선거)와 코커스(당원대회)를 거쳐 선출되는 대의원들이 최종적으로 대통령을 뽑도록 돼 있는 현 제도를 수정, 유권자들이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이달초 의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프라이머리 조기 실시로 선거결과가 취소된 플로리다와 미시간 출신으로, 대의원 선출과정의 맹점을 개선하기 위해 직선제 입법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넬슨 의원은 지난 1월 역대 최다인 3백60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던 플로리다 예비선거가 민주당내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거론하면서 "이번 대선은 우리의 선거시스템이 고장나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며 직선제 입법추진 배경을 밝혔다.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유권자 득표에서는 공화당 조지 부시 후보를 앞지르고도 대의원 수에서 밀려 대통령직을 '헌납'했던 것과 같은 모순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다.
여기에다 대의원제가 유권자들의 '판단 능력'을 의심한 일종의 엘리트 주의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대의원제 폐지 주장의 논거가 되고 있다.
그간 미국에서는 간선제 대통령 선출방식을 바꿔보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민주당 경선이 힐러리-오바만간 초접전으로 치러지면서 대의원 제도에 대한 모순점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노출되고 있어 직선제 입법 움직임에 여론의 힘이 실리게 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