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황교수, 연구 상황 제대로 알았나

줄기세포 현황 등 잘 모르거나 틀리게 말한 경우 많아

가짜 줄기세포 파문에 휘말린 황우석 교수가 자기 연구팀의 연구 현황을 제대로 알고 있었는 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국내 최대의 생명과학 연구팀을 이끄는 총책임자가 지금까지 줄기세포의 상태등 연구 핵심 정보를 잘 모르거나 틀리게 말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대 기자회견에서 누군가가 연구진의 세포를 초기 배양단계에서 미즈메디 세포로 바꿔치기 했고 자신은 11월18일까지 보관하던 세포주가 가짜임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 발언이 상식에 맞지않는다는 반응이다. 한 줄기세포 연구자는 "줄기세포주는 배양하는 과정에서 염색체 이상이 일어날가능성이 있어 3∼6개월 단위로 DNA검사를 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연구 책임자로서 제대로 줄기세포 상태를 파악하고 있었다면 가짜로 세포가 뒤바뀌었다는 것을 오랫동안 모를 리가 없다"고 말했다. 황 교수가 지난 16일 해동을 거쳐 배양하면 줄기세포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밝힌 냉동 줄기세포 5개의 숫자에 대해서도 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분석을 의뢰한 냉동 줄기세포는 모두 8개로 2번, 3번 줄기세포를 빼더라도 6개가 된다. 줄기세포주는 각 라인(line)마다 고유 코드가 붙어있는 연구팀의 핵심 자산이다. 연구 총책임자가 이런 줄기세포가 몇개 냉동돼 있는 지를 잘못 얘기했다는 것 역시 쉽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황 교수는 지난 11월초 MBC PD수첩에 DNA 재검증을 위해 줄기세포 5개(2,3,4,10,11번)를 넘기면서 2번 줄기세포 대신 전혀 엉뚱한 세포를 주기도 했다. 당시 연구실의 줄기세포는 모두 미즈메디의 줄기세포로 `둔갑'한 상태로 PD수첩의 검사 결과도 다 미즈메디것으로 나와야 정상이었다. 그러나 이 검사에서 유일하게 결과가 나온 2번 시료는 미즈메디측 세포도 아닌 별개의 세포로 밝혀졌다. 황 교수는 설사 PD수첩을 속일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줄기세포를 혼동하는 이해가기 힘든 `실수'를 저지른 셈이다. 한편 지난 10월31일 황 교수를 직접 인터뷰한 PD수첩팀의 한 관계자는 "당시 황교수는 연구팀이 줄기세포가 언제 수립 했는가를 기억 못했고 테라토마 실험의 시행자와 장소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며 "논문의 제1저자가 주요 상황을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당시 인터뷰에서 테라토마 실험을 서울대 수의대의 김대용 교수와 생명공학연구원에 맡겼다고 말했다가 당사자들이 이를 부인하자 `(다시 생각해보니)수의대 가건물에서 실험을 다 했다'며 말을 바꾼 바 있다. 황 교수의 이런 모습이 실제 연구 현황을 착각해 나오는 실수인지, 다른 의도에서 나온 것인지는 서울대 조사위의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될 다음달 초면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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