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빠진 그리스가 자금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2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지원을 요청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이날 현지 TV를 통해 “EU와 IMF에 공식적으로 지원요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재무장관이 관련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EU와 IMF가 공동으로 조성해놓은 450억유로(약 66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3주째 EUㆍIMF와 구제금융 관련 회담을 이어온 그리스는 지난 12일 필요할 경우 유로권 회원국과 IMF로부터 지원을 받기로 합의했지만 지금까지 “채권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자금지원을 요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EU와 IMF는 그리스가 요청할 경우 각각 300억유로(금리 5%), 100억유로 한도 내에서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그리스는 113억달러 규모의 채권 만기가 오는 5월로 다가오는 상황에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자금조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구제금융을 택했다. 이날 그리스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한때 9.03%를 기록했다. 이는 그리스가 유로권에 가입한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이며 벤치마크 격인 독일 국채 수익률의 세 배에 가깝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한때 파키스탄 수준인 11%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