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호두까기인형 3色 초대장

돌아온 연말 레퍼토리, 3대 발레단의 유혹

국립발레단, 69인조 오케스트라의 향연

유니버셜발레단, 마술쇼·눈송이 장관 펼쳐져

서울발레시어터, 상모 돌리기로 한국의 멋 살려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_오케스트라 (7)
2013 호두까기인형(군무) (13)
[서울발레시어터 사진자료] 호두까기인형_한국춤ⓒ정광진


"소녀는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았어요. 그 날 밤, 신기한 일들이 벌어졌답니다. 인형은 멋진 왕자님이 되어 쥐 군단을 물리치고 소녀를 환상의 나라로 안내했어요." 무용계 연말 단골 레퍼토리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이 올해도 관객을 찾아왔다. 이 작품은 독일 작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을 원작으로 프랑스 알렉상드르 뒤마의 각색을 거쳐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가 음악을 만들고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해 1892년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했다. 차이콥스키가 신작 발레를 부탁받은 때가 초연 2년 전인 1890년. 그가 50세였던 해다. 적지 않은 나이에 동화 속 감성을 고스란히 표현한 그의 능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아름다운 음악과 동심을 자극하는 스토리는 무용단마다 다른 색깔로 무대에 표현된다.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 국립발레단=국립발레단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안무로 1966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초연 버전을 공연한다. 주인공 클라라를 원작 동화 주인공 이름에 맞춰 마리로 바꾸고 마리 아빠와 대부 드로셀마이어의 직업을 손보는 등 설정의 변화가 있다. 웅장한 음악은 이 작품이 선사하는 큰 선물이다. 국립발레단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69인조 오케스트라(코리안심포니오케스라) 반주로 공연한다.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과 크리스마스 캐럴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12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마술쇼·눈송이 장관 유니버설=유니버설발레단은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바실리바이노넨의 안무 버전(1934년)을 바탕으로 한다. 1986년 국내 초연 후 29년째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고전 발레 본연에 충실한 편이지만, 좀 더 화려한 무대 연출과 춤이 특징이다. 클라라의 대부 드로셀마이어로 분장한 무용수가 무대 위에서 실제 마술을 보여주는 깜짝 이벤트도 펼쳐진다. 1막의 마지막 장면인 '눈의 왈츠'엔 가로세로 2cm의 습자지로 만든 눈송이가 휘날리며 장관을 연출한다. 2막의 핑크빛 낭만 가득한 남녀 군무도 눈을 즐겁게 한다. 12월 31일까지 유니버설 아트센터.

◇한국적인 맛과 멋 SBT=서울발레시어터(SBT)는 안무가 제임스 전이 재해석한 창작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기존의 클래식 버전보다 빠른 템포로 재구성한 SBT버전에선 한국적인 맛과 멋을 물씬 느낄 수 있다. 클라라와 왕자의 결혼식 장면에 나오는 각 나라의 전통춤 공연에 상모돌리기, 장구춤 등 한국 전통춤을 추가했고, 2막의 '과자 나라'에서 등장하는 마더 진저 캐릭터는 커다란 드레스가 아닌 조선시대 왕비의 한복을 입는다. 마더 진저의 치마에서 나오는 아이들 역시 한복을 입고 상모를 쓴 채 튀어나와 덩실덩실 춤춘다. 12월 24~26일 고양어울림극장.

한바탕 모험이 끝난 뒤 꿈에서 깬 소녀는 기쁘게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이한다. 관객에겐 '이 환상 속에 좀 더 머물고 싶다'는 아쉬움이 크게 남을 작품이다. 100년 넘게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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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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