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부진했던 원자재펀드 햇살든다

中·유럽 경기회복에 광물자원 생산량 조절로 가격 반등

니켈·아연 등 일제 상승세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이 -20%를 밑돌 만큼 부진했던 코모디티(Commodity·원자재) 펀드가 원자재 시장의 수요 개선 조짐에 추락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유럽의 경기 회복에 더해 광물자원 생산량이 조절되면서 산업재를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원자재별로 가격 전망이 엇갈리는 만큼 투자 상품에 따라 펀드·파생상품 등 투자 방법을 달리할 것을 주문했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커머더티형 펀드의 최근 1년(9월 4일 기준) 수익률은 -7.11%를 기록 중이다. 최근 2년(-18.67%) 및 3년(-23.02%) 수익률도 부진하다.

운용기간이 1년 이상인 27개 개별상품 가운데 최근 1년 수익률이 플러스인 상품은 3개에 불과하다. '유리글로벌천연가스증권자H[파생결합증권-파생]_C/A(7.18%)' '미래에셋TIGER금속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금속-파생](4.28%)' '미래에셋로저스메탈인덱스특별자산(금속-파생)종류A(0.46%)'를 제외한 24개 펀드의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다. '삼성KODEX은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은-파생](-18.69%)' '미래에셋TIGER농산물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농산물-파생](-16.77%)' 등은 두자릿수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코모디티 펀드의 수익률이 고꾸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공급과 수요 간 불균형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이다. 농산물은 올해 작황이 좋아 공급과잉인 반면 산업재는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수요 부족에 시달렸다. 실제로 대두의 가격은 지난달 작황 호조 전망에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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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달러 강세도 원자재 펀드의 부진을 부추겼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올해 10월 종료되고 미국이 내년께 금리를 인상하면 글로벌 투자 자산이 실물자산보다는 안전자산인 달러에 몰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금은과 같은 귀금속 투자 수익률은 떨어진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과 은의 경우 화폐적 성격이 강한 금융재"라며 "달러 가치가 오르면 금은 가격은 떨어져 수익률 하락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이 산업재 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병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 조정이 발생한 것은 유럽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돌아서는 데 이어 유럽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통한 유동성 확대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산업용 원자재 시장에 호재"라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은 이어 "이달 초 달러 강세와 유럽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동시에 작용했을 때 미 달러 급등을 개의치 않고 오히려 유럽 수요 회복 가능성을 반기며 니켈·아연·알루미늄 등 6대 비철금속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며 "그만큼 산업재 시장은 달러 강세보다 주요국의 수요 회복에 더 크게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께 공급량이 조절되면 추가적인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 연구원은 "인도네시아가 올해 초부터 니켈 수출금지 조치를 내린 탓에 내년까지 가격 상승 압력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의 비철금속 원자재가 내년부터 수요량이 공급량을 넘어서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초 필리핀 정부가 니켈 광석의 수출금지 법안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밝힌 점도 추가적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상승이 당분간 어려워 보이는 원자재에 투자할 때는 가격이 상승하면 수익이 오르는 펀드보다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귀금속·농산물의 가격이 많이 내려갔지만 이들 자산이 달러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거나 기후 변화가 예상과 달리 진행될 경우 가격이 상승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여름 엘니뇨(적도 부근 태평양 지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가 농산물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지만 실제로 엘니뇨 발생 정도는 미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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