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지급식 펀드 인기몰이]

"펀드 들고 월급 받자" 은퇴 앞둔 직장인들 가입 크게 늘어<br>일반펀드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 매월 은행이자의 2~3배 지급<br>40~60대 고객이 80% 차지, 저금리에 일반투자자들도 관심<br>적립식은 30대이하도 16% 넘어





은퇴를 3년 가량 앞둔 직장인 A씨. 그는 27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아 둔 5억 여중 3억원을 최근 한 증권사의 월지급식펀드에 밀어넣었다. 이를 통해 그가 매달 받게 되는 금액은 약 200만원. 만약 그가 연 3~4% 수준인 정기예금에 돈을 넣어두었다면 100만원 조금 넘는 돈만을 받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두 배나 많은 돈을 매달 받게 되는 셈이다. 펀드에 돈을 넣으면 월급을 받듯 매달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월지급식 펀드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Spectrum)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월지급식 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5,579억원으로 이 중 3,852억원이 올해 들어왔다. 매달 생활비가 필요하지만 정기예금 금리 수준으로는 생활을 하기 어렵거나 부동산과 같은 고정자산은 많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임대수익이 감소해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마땅한 연금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베이비붐(1955~1964년생) 세대들은 물론 30대 이하 젊은층도 월지급식 펀드에 앞다투어 가입하고 있다. 권문혁 KB자산운용 상품전략부장은 "최근 고객 수요가 늘고 있어 많은 운용사들이 잇따라 월지급식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월지급식 펀드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거치식과 적립식 모두 50대가 각각 32.6%, 30%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각각 27.5%, 27.3%로 뒤를 이었다. 그 다음은 18.3%씩을 기록한 60대로 40~60대의 고객이 전체 월지급식 펀드 가입고객의 80%에 육박했다. 하지만 적립식의 경우 30대 이하가 16.5%나 차지해 모든 연령층에서 고루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지급식 펀드는 일반 펀드와 운용 면에서는 같지만 분배하는 방식이 다르다. 일반 펀드는 거치 또는 적립을 한 후 찾고 싶은 만큼 돈을 인출하는 구조이지만 월지급식 펀드는 매달 수익률을 자신이 정한 후 그 금액만큼을 받는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안정된 수익이 목적이기 때문에 대부분 운용을 공격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주식에 투자하더라도 기술적 분석을 통해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단, 예금과 달리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원금에서 분배금이 지급된다. 현재 월지급식 펀드시장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이다. 지난해 12월9일 출시된 이 상품에는 이달 23일까지 2,941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 펀드는 룩셈부르크에 설정된 역외펀드인 '얼라이언스번스틴글로벌고수익채권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재간접형태의 역내펀드이다. 이 역내펀드는 달러표시ㆍ현지통화 표시의 전세계 고수익 회사채, 투자등급 회사채, 이머징 마켓 경화 채권ㆍ현지통화 채권 등에 투자함으로써 높은 이자수익을 추구한다.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은 투자한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을 바탕으로 현금흐름을 추정해 분배금을 지급한다. 이 펀드는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3.7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설정된 모든 유형의 평균 펀드 수익률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스마트플랜 실버펀드'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펀드는 설정 약 4개월만인 지난 23일 1,000억원 이상을 모았다. 이 펀드는 시황에 따라 주식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다양한 금융공학 기법을 활용해 꾸준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특히 여러 단계의 하락위험 방어선을 사전에 설정해 주식시장 하락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수료는 A형이 선취 판매수수료 1.0%에 총 보수 0.9%이며 B형은 총 보수 1.45%이다. 2년 이내에 환매할 경우 환매금액의 1%를 후취판매수수료로 부과한다. 투자자는 개인별 필요자금 규모와 투자금액에 따라 매월 납입금액의 0.4%, 0.6%, 0.8% 등 원하는 약정지급액을 자동환매약정을 통해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지급 시기도 매월, 분기, 반기 등 선택이 가능하다. 또한 연령과 필요에 따라 즉시 지급형, 거치후 지급형, 적립후 지급형 중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즉시 지급형'은 목돈으로 가입한 후 다음 달부터 바로 약정지급금을 받는다. '거치후 지급형'은 목돈 납입 후 일정기간이 지난 후부터 지급받으며 '적립후 지급형'은 적립식펀드와 같이 매월 일정금액을 적립한 후 약정지급금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3일까지 842억원이 몰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노블월지급식연속분할매매증권투자신탁1(주식혼합)'도 인기다. 투자자는 거치식으로 펀드에 가입 후, 다음달부터 매달 20일에 투자금액의 0.7%이내 범위에서 정한만큼의 분배금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가령 1억원을 이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는 월 70만원을 받아가게 되는데 이는 3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연3.41%)대비 월 지급액에 있어 약 3배 많은 수준이다. 박스권장세에서도 수익발생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이 펀드는 증시의 변동성을 활용해 운용된다. 초기에 30% 수준의 주식을 편입하고 이후 약 50개 내외의 종목으로 하락시 분할매수, 상승시 분할매도하며 평균 30~50% 수준의 주식편입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시장의 급락에 따른 손실을 축소하기 위해 주식보유 금액의 50%수준에서 헤지를 위한 장내 풋옵션을 매수해 안전장치를 해뒀다. 이 펀드의 주요 투자종목은 KINDEX200 6.15%, 대한항공 3.80%, 한국전력 3.72%, KT 3.69%, KT&G3.67% 이다. 이창현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 리테일 세일즈 상무는 "저금리 환경속에 은퇴 인구가 늘어나고, 은퇴생활을 위해 매월 일정한 현금흐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월 지급식 펀드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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