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올 하반기 유럽 인수합병(M&A) 브랜드들을 선봉에 내세워 중국 명품시장 공략의 가속 페달을 밟는다. 이에 따라 이랜드는 올해 중국 매출이 한국 매출을 처음으로 앞서면서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자리잡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M&A를 통해 꿰찬 '벨페' '수토 만테라시' '코치넬리' '만다리나 덕' 등 4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를 올 하반기 중국시장에 첫선을 보인다. 이랜드의 중국 패션사업 포트폴리오를 위해 기존의 캐주얼 중심에서 명품시장으로 사업 스펙트럼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13일 상하이 워터하우스호텔에서 중국 유통 관계자들을 대거 초청해 4개 신규 브랜드 론칭을 알리는 대규모 패션쇼를 연다. 또 이들 브랜드는 고급 백화점과 쇼핑몰을 중심으로 입점을 시작하며 수토 만테라시와 같은 럭셔리 구두 브랜드는 상하이 메이룽전 등 최고급 백화점의 1층 명품관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올 들어 야구팀 LA다저스와 신발업체 콜렉티브브랜드(CBI) 등 미국 브랜드 인수전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신 이랜드로서는 미국과 중국을 양대축으로 해외 사업 확장의 큰 그림을 그려온 박성수 이랜드 회장의 청사진이 차질을 빚게 됨에 따라 중국 사업에 한층 더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랜드는 올해 상하이를 중심으로 중국에서만 1,200여개 매장을 신규 오픈할 계획이며 올해 중국 매출은 지난해 1조6,000억원보다 31% 늘어난 2조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이랜드의 국내 패션 매출은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2조원을 계획하고 있어 목표대로라면 올해 중국 이랜드 매출은 한국 이랜드 패션 매출을 넘어서게 된다. 특히 이번 중국 명품시장 공략이 적중할 경우 이랜드의 중국 매출은 지난 2010년 1조원 돌파 이후 2년 만에 2배로 기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랜드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현지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면 이제는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캐주얼부터 고급 여성복, 구두, 잡화, 남성복, 스포츠패션 등에 이르는 토털 패션 명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라며 "해외에서 인수한 브랜드들을 중국에 본격 진출시킴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도 한층 고급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M&A 브랜드의 가세로 '2020년 중국 패션사업 매출 10조원 달성'이라는 장기 비전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시장에서 2005년 이후 매년 3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이랜드는 현재 중국에서 티니위니, 후아유, 케이트 스페이드, 96NY, 뉴발란스 등 27개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