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한화에서 7년을 뛰고 LA로 건너간 류현진(27). 그가 대전구장을 다시 찾으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할 것 같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류현진이 현재 뛰고 있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구장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 2연전이 8~9일 열린 가운데 새로 단장한 야구장들이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올림픽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정상급 실력을 자랑해온 국내 프로야구는 기량에 걸맞지 않은 낙후된 시설이 그동안 큰 문제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식으로 대폭 손질한 대전구장을 비롯해 KIA의 홈 구장인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 등도 일반에 공개되면서 팬들의 불만이 환호와 기대로 바뀌고 있다.
◇포수 뒤통수가 눈앞에 놓인 한화 대전구장= 8~9일 한화와 SK의 경기가 열린 대전구장에서 팬들은 '신세계'를 경험했다. 특히 새로 마련된 포수 후면 좌석에 앉은 관중은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포착할 수 있었다. 2012년부터 팬 친화적 구장 건립을 위해 대전구장을 단계적으로 리모델링 해온 한화는 이번에 350석 규모의 포수 후면 좌석을 공개했다. 홈플레이트에서 백네트(관중석 안전그물)까지의 거리가 기존 23m에서 16m로 당겨지면서 메이저리그처럼 '밀착형 관전'이 가능해졌다. 또 더그아웃은 길이 20m에 폭 4.5m, 높이 2.6m로 확장됐으며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는 나무의자가 설치됐다. 내야에 있던 응원단상도 외야로 옮겨져 1루 쪽 좌석의 시야가 넓어졌다. 한화는 이번 3차 리모델링까지 3년간 47억원을 대전구장에 투자했다. 확 바뀐 홈 구장을 경험하려는 팬들이 8일 8,000여명이나 몰렸고 9일에도 구름 관중이 이어졌다.
◇장애인도 배려한 KIA 챔피언스 필드= 무등구장이 홈이던 KIA는 올 시즌부터 아예 새 구장에서 야구를 한다.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가 그곳으로 8일 개장식을 마쳤다. KIA의 챔피언스 필드 첫 경기는 15일(두산전)로 예정돼 있다. 새 구장은 공사비만 994억원이 들었다. KIA가 300억원을 냈고 나머지는 광주광역시 재원과 국비로 마련했다. 2만2,244석 규모(종전 1만2,500석)의 새 구장은 특히 장애인 전용 좌석을 229석 확보했다. '무장애(BF) 건축물' 인증도 받았다. 관중석은 대전구장처럼 그라운드와 최대한 가깝게 설계됐다.
롯데의 홈 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은 전광판이 바뀐다. 메이저리그에서나 볼 수 있는 LED 풀 컬러 전광판(가로 35·세로 15m)으로 교체 작업 중이다. 17~24일 시험가동을 거쳐 곧 첫선을 보인다. 음향시설도 메이저리그 식으로 탈바꿈하는 사직구장은 펜스의 보호매트 또한 교체해 29일 정규시즌 개막을 맞는다. 롯데는 사직구장 외에 22일 개장을 앞둔 울산 문수구장에서도 올 시즌 일부 홈 경기를 치른다. 1만2,059석 규모의 최신식 시설이다. 한편 한창 공사 중인 신축 대구구장은 2015년 12월에 준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