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균은 여성에게 임질은 물론 자궁내막염, 난관염, 골반염 등의 질환을 일으키고 불임 같은 심각한 합병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세균이다.
이경원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은 이혁민 가톨릭관동대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2011~2013년 우리나라 남녀 임질환자 210명에게서 채취한 임균을 배양한 결과 최대 9%(19개)가 ‘다제내성 임균’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내성균 관련 국제학술지(Journal of Antimicrobial Chemotherapy) 최근호에 발표됐다.
‘대제내성 임균’이라는 말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 계열’ 약물에도 내성이 생겨 균이 죽지 않는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임균이 2000년 초반부터 페니실린, 테트라사이클린, 퀴놀론계항생제 등 전통적인 항균제에 내성을 나타내기 시작한 이후 2012년에는 강력한 항균제인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균제로 치료 받는 환자의 비율이 47%에 달했다.
이경원 교수는 “세팔로스포린계 약물에 내성을 가진 임균이 우리나라에서도 출현해 확산이 시작되는 단계에 놓여있다”며 “성매매금지법 이후 특수 직업여성에 대한 국가적 관리가 어려워졌고, 여성 환자의 대부분은 무증상이어서 관리가 어려운 만큼 보다 적극적이고 정기적인 국가 차원의 항균제 내성세균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