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태블릿PC 아이패드2 부품을 생산하는 일본 업체들에 대지진ㆍ쓰나미와 제한송전으로 인한 비용상승분을 보전해주기로 했다고 대만의 디지타임스가 부품업체 소식통들을 인용해 31일 보도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디지타임스의 보도가 사실일 경우 애플의 마진이 줄겠지만, 애플처럼 엄청난 현금과 높은 마진 구조를 갖지 못한 다른 태블릿PC 업체들의 상대적 부담이 훨씬 크기 때문에 애플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600억달러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아이패드2의 판매 마진이 높아(대지진 발생 전 IHS아이서플라이가 CDMA 버전 32GB 제품 1대당 329.4달러로 추정) 이번 조치로 마진이 줄더라도 급성장하는 태블릿 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시장내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한편 아이패드2의 월간 출하량은 올 2분기에 4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디지타임스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디지타임스는 또 LCD 패널의 핵심 재료 가운데 하나인 이방성도전필름(ACFㆍLCD 등 평판 디스플레이 패널과 구동IC를 연결시켜주는 전도성 접착필름), 터치스크린 관련 ITO(Indium Tin Oxideㆍ산화인듐주석ㆍ빛을 잘 투과시키고 전기 전도성이 좋아 투명한 유리 표면에 얇게 증착시켜 회로기판을 구성하거나 소자를 설계해 평판 디스플레이를 만드는데 쓴다) 소재를 만드는 애플의 일본내 부품업체들이 5월까지는 재고가 충분하지만 6월까지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시장조사기관 IHS아이서플라이는 아이패드2에 장착되는 5가지 핵심부품이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어 대지진으로 아이패드2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5가지는 낸드 플래시메모리(도시바), D램(엘피다), 전자나침반(AKM반도체), 터치스크린 오버레이 글라스(아사히글라스), 배터리(애플재팬)인데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배터리ㆍ전자나침반ㆍ글라스는 독자 기술이 적용돼 다른 곳에서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
애플재팬 공장에서 만드는 배터리는 일반 배터리보다 얇다. 전자나침반은 아이패드2의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상하좌우ㆍ수평수직 감지센서) 기능을 위해 별도 개발했다. 글라스는 아사히가 독자 기술(Dragontrail)을 적용해 생산한다.
이들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들은 지진으로 인한 조업중단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데다 일본 정부가 전력난 때문에 제한송전을 하고 있어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