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비서실장은 평소 근엄한 이미지와는 달리 재치 있는 유머 감각과 언변을 자랑한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이날 열린 회의에서도 김 비서실장의 유머 감각이 어김없이 발휘됐다.
한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김 비서실장은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무거운 표정으로 참석자들에게 잇달아 "할 말 없습니까"라고 질문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무슨 지적이 나올지 긴장하며 침묵을 지켰다. 민경욱 대변인이 "오늘이 (비서실장) 1주년 되시는 날"이라고 답하자 김 비서실장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흘렀다. 그때서야 참석자들은 질문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고 김 비서실장에게 축하인사를 건네며 박수를 쳤다.
이어 한 수석비서관이 김 비서실장에 대해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로 언급한 언론보도를 소개하자 김 비서실장은 "알고 보면 부드럽지 않은 남자가 어디 있습니까"라고 답해 다시 한번 참석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평소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김 비서실장은 회의 시작 전 생일을 맞은 수석들을 소개해 참석자들의 축하를 받도록 했다. 이날은 김 비서실장이 청와대 근무일 기준 '생일'을 맞은 셈이다.
유머 감각과 함께 탁월한 업무능력도 김 비서실장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김 비서실장은 입법부(지역구 국회의원), 사법부(검사), 행정부(법무부 장관)를 모두 거친 경험으로 업무에 정통하다"며 "보고를 받으면 금방 뭐가 잘못된 점인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예리하게 짚어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