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자에서 비트로

인터넷의 보편적인 활용으로 e비즈니스는 21세기 경제의 한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비즈니스의 본질을 이해한다면 성공적인 e비즈니스 사업을 할 수 있으며 또한 실패확률도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e비즈니스의 본질은 무엇일까. e비즈니스는 '온라인상에서 가치(Value)를 교환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온라인'과 '가치'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교환한다면 이는 e비즈니스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약속장소를 주고 받는 행위는 e비즈니스라 할 수 없다. 전자는 온라인과 가치를 모두 만족시키는 행위이지만 후자는 온라인은 만족시키지만 가치라는 부분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e비즈니스의 본질은 한마디로 '원자(Atom)를 비트(Bit)(혹은 디지털정보)로 변환시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디지털화시킨 비트(Bit)를 온라인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 마그네틱 테이프나 CD를 구입했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에서 비트 형태로 내려받아서 PC나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이는 원자형태가 비트 형태로 변환돼 소비자에게 전달된 예로 볼 수 있다. 영화ㆍ책ㆍ신문 등도 원자형태에서 점차 비트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e비즈니스의 본질은 무엇을, 얼마나, 그리고 어느 정도의 양으로, 원자를 비트로 변환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혹자는 '냉장고 등은 원자인데 어떻게 비트화해서 소비자에 전달한다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표할 수 있다. 이에 e비즈니스의 본질은 원자의 형태 중 최대한 비트로 변환할 수 있는 대상에 한해 적용한다는 단서를 달고자 한다. 하지만 유통단계에서는 충분히 비트화할 수 있다. 냉장고 생산자는 중간에 대리점과 같은 유통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때 대리점의 역할은 인터넷을 통해 비트로 대신할 수 있다. 즉 냉장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인터넷으로 직접 연결시킴으로써 대리점의 역할을 인터넷 사이트에서 비트화시키는 것이다. 이렇듯 기존 사업분야에서도 가치사슬(Value Chain, Sequence of Activity)상에 원자를 비트로 변환시킬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 가치사슬상에서 비트화시킬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찾으면 찾을 수록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불필요한 중간단계가 없어지게 된다. 이로 인한 비용절감은 결국 생산자와 소비자의 혜택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 e비즈니스를 통한 경제적 변화이다. e비즈니스 분야도 궁합이 잘 맞는 영역이 있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현재 CD 형태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으나 점차 인터넷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중간 유통망 없이 비트형태로 소비자가 다운로딩해서 직접 구매하도록 유통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런 기업들은 e비즈니스사업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아마존 역시 서적을 소비자에게 배송업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도비사와 제휴해 디지털 형태인 전자책(e-book)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비트 형태로 직접 전달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상의 예들은 원자를 비트화시켜 e비즈니스의 속성에 보다 가깝게 접근하려는 시도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e비즈니스 강국이 되려면 모든 산업분야에서 원자를 비트화시킬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발굴해서 과감히 비트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자가 만든 상품이 소비자에게 빛의 속도로 전달되도록 하는 것, 즉 '원자에서 비트로'가 e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이미 초고속 인터넷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ㆍ중국 등 주변국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국가가 한국의 인터넷 발전속도를 경이로운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제는 e비즈니스를 위한 고속도로인 인프라는 마련돼 있다. 이 고속도로로 원자가 아닌 비트 물동량이 폭주하는 세상으로 만든다면 한국은 또 한번의 경제기적을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안병균<하나로드림 대표이사>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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