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4월 총선당시 여당이던 신한국당이 선거자금으로 전용한 안기부 자금 940억원을 김영삼(YS) 당시 대통령이 당 사무총장이던 강삼재 의원에게 직접 건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른바 `안풍(安風)` 사건에 연루돼 2심 재판을 받고 있는 강 의원의 변호인 정인봉 변호사는 13일 “강 의원에 대해 30여 차례 변론과 각종 기록, 강 의원의 진술 등을 종합해볼 때 YS가 그 돈을 직접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체적인 물증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강 의원은 96년 총선 당시 당무 보고차 청와대 집무실을 수시로 방문했고, 그 자리에서 YS가 강 의원의 지갑에 1억원짜리 수표로 수십억에서 많게는 200억원을 넣어줬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강 의원은 그 돈을 경남종금 서울지점의 차명계좌 2곳에 입금해놓고 당 운영비와 총선 지원금으로 집행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 변호사의 주장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YS에 대한 조사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은 이날 “정 변호사의 주장이 사건화 되기 위해서는 당사자인 강 의원이 진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