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금융대전’이 시작됐다. 한미은행을 합병한 씨티은행의 통합법인 ‘한국씨티은행’이 1일 공식 출범하고 본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또 회계파문으로 표류하던 국민은행도 이날 강정원 신임 행장의 취임을 계기로 리딩뱅크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한 조직정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여기에 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도 지주회사 등을 통한 영업강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어 앞으로 금융권은 리딩뱅크 구축 및 점유율 확대를 위한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행내 분위기 일신위한 조기인사 예고 올 연말까진 부실요인 제거 주력할듯
강정원 신임 국민은행장이 1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업무에 들어간다.
금융계에서는 강 행장이 회계파문 이후 침체에 빠진 행내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먼저 변화가 예상되는 것은 조직 및 인사. 공석인 상임감사위원과 개인금융그룹 담당 부행장에 대한 인사를 조기 실시할 것이라는 게 금융계의 관측이다. 특히 향후 은행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포석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은행 내 통합을 이끌 수 있는 복안도 마련될 전망이다. 행내에서는 강 행장 취임 이후 일선 영업점에 대한 격려 방문을 건의해놓고 있어 ‘화합’을 이끌고 ‘일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한 대책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강정원식 경영’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회계연도가 불과 2개월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전략을 도입하기에는 시기상으로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부적인 은행 경영에 맞춘 다양한 전략은 2005년 회계연도에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는 부실요인을 제거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앞으로 어느 정도 수준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느냐는 것. 국민은행이 연례적으로 연말마다 명예퇴직을 받아왔지만 올해는 그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 강 행장 취임으로 구조조정 강도가 더욱 세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수인력에 대한 스카우트도 강화될 것으로 보여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개인금융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강 행장이 과거 투자은행(IB) 전문가 출신이어서 이 분야에 대한 보강작업이 활발히 추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소비자금융 주력속 도매금융도 강화 2007년 자산 100兆.10%점유 목표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이 합병한 ‘한국씨티은행’이 1일 공식 출범한다
한국씨티은행은 66조원 규모의 자산을 오는 2007년에 100조원으로 끌어올려 국내 은행시장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우선 소비자금융ㆍ프라이빗뱅킹(PB)을 중심으로 한국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도매금융도 강화할 계획이다.
소비자금융 부문에서는 특히 고액 자산가, 중산층, 중저소득층 등에 대한 차별화 전략을 추진한다. 1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씨티골드’, 중산층을 노린 ‘씨티블루’, 중저소득층은 ‘씨티파이낸셜’ 등 각각의 특성에 맞는 대출서비스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선진화된 개인신용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부실 고객’에 대한 대출은 애초부터 거부해 자산건전성과 은행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기업금융 부문은 중견ㆍ중소기업 대출시장을 파고들어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씨티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업금융과 소비자금융을 5대5 비율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며 “중견ㆍ중소기업의 비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씨티은행이 그동안 축적한 개인사업자에 대한 노하우를 합칠 경우 기업금융시장에서도 국내 최고인 우리은행을 바짝 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 팀장급이 세계 최고수준의 내ㆍ외국인 인재들로 채워지고 있다”면서 “도ㆍ소매금융은 물론 카드사업ㆍ2금융 나아가 보험 부문에서도 씨티 폭풍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씨티은행이 PB와 기업금융 등 다양한 영업방식을 구사하면서 금융상품과 신용카드를 연계한 상품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경우 각 금융 부문에서 시장잠식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