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닐 "EU와 함께 세계경기부양 기여를" 주문"다른나라 경제정책에 지나친 간섭" 반발도
"개혁 시간표를 보여달라."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은 유럽연합과 일본이 세계경제 부양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특히 일본에게 구체적인 개혁추진계획을 요구했다고 6일 주요외신들이 보도했다.
오닐 장관은 이번 주말 로마에서 열리는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 참석직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국은 4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감면하는 등 세계 경기회복을 위한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에 대해 "통신 부분이 취약하기는 하지만 자동차 산업이 올해 사상 두번째의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다 주택 분야도 괜찮다"며 "하반기에는 미국 경기가 V자 회복을 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최근 오닐장관과 부시행정부의 발언과 관련, 다른 나라의 경제정책 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제기돼고 있다.
오닐 장관역시 이날 회담에서 이 같은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한 듯 "다른나라의 정책사안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정책을 수행해 나가는데 있어 우리가 무엇을 도와줄수 있는지를 살펴보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어찌됐건 이번 오닐 장관의 발언에 대해 유럽측 관계자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6일 파리에 근거를 둔 한 은행관계자의 말을 빌어 "ECB는 어떤 정치적인 압력에도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괜히 제3자에게 영향을 끼치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들을 귀찮게 하는(irritate) 일일뿐"이라고 가시돋힌 말을 내뱉었다고 전했다.
미국이 다른나라의 경제 정책에 대해 '실력' 을 행사하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지 부시 미 행정부는 유럽과 일본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에 맞춰 통화정책 완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지난 달 27일 언급한바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월 오닐장관과 IMF측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을 공공연히 주장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편 7일 로마에서 열리는 G7정상회담을 위한 재무장관회담에서는 국제금융기구의 역할 강화와 빈곤 퇴치를 위한 개도권 교육지원 확대 방안 등도 협의될 예정이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