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선 열혈팬서 한국 대중문화 알리는
한류사이트 대표 변신
방문객 75% 북미거주… 전체 90%가 비동양인
이르면 내년 4~5월께 K콘텐츠 영상도 론칭
25억 투자자금 유치중
"일각에서는 한류 인기가 4~5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는데 저희는 스토리 라인이 뛰어난 K-콘텐츠가 충분히 오랫동안 한류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미국 한류 팬 사이트 '드라마빈스(www.dramabeans.com)'의 공동 대표인 재미교포 조셉 장(41·사진왼쪽)과 제임스 선(38)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지역에서의 한류가 지속가능 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미국 현지 전문가들이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반짝 인기'를 누렸던 것처럼 한류도 그렇게 잠시 인기를 끌다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는 것에 대해 반박한 것. 드라마빈스는 배우 김희선의 열렬한 팬이었던 조셉 장과 제임스 선이 지난 2007년 한국 드라마에 대한 감상과 드라마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한국 정서 및 역사 등을 소개하는 블로그 형태로 시작됐다. 월 평균 130만 명이 방문할 만큼 영문으로 한류를 소개하는 북미 사이트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사이트 명은 '커피빈'에서 착안해 '커피를 마시며 한국 드라마를 보자'라는 의미로 지었다.
제임스 선은 이미 사업으로 한 차례 성공을 거뒀다. 그는 시애틀의 빌게이츠 인베스트먼트에서 50억 원의 투자를 받아 커피 스탬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사 펄크(Pirq)를 창업했다. 이후 3년 만에 투자자에게 투자금의 9배를 돌려줬으며 이 회사는 신용카드 프로세싱 회사인 아이페이먼트에 매각됐다. 지난 2007년에는 NBC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에 출연해 마지막 단계까지 올라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어프렌티스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마음을 사로잡아 어프렌티스(견습생)로 선발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드라마빈스는 그의 2번째 야심작이다. 조셉 장은 "미국과 동남아시아의 페이스북 이용자 중 영어를 사용하는 이들의 프로필을 분석해보니 좋아하는 것을 입력하는 란에 430만 명이 K-팝(Pop)과 K-드라마를 입력했으며 K-팝만 입력한 이들은 960만 명이나 됐다"며 "중국과 일본을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한류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사실에 정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드라마빈스 방문객 중 75%가 미국·캐나다 등 북미 거주자들이며 이 중 90%가 한국인 등 동양인이 아닌 미국·캐나다인이며,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케이콘(KCON)에 온 이들 역시 90%가 미국인"이라며 "이로써 북미에서도 한국 콘텐츠에 관심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선은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1위는 할리우드, 2위는 발리우드이고, 한국의 K콘텐츠가 앞으로 3위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소통하고 미국 메이저 방송에서도 모든 출연진이 동양인인 드라마가 방송되기 시작한 지금이 한국 콘텐츠가 북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할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조셉 장은 "동 시간대 시청률 1위인 ABC의 시트콤 'Fresh off the boat(이제 막 배에서 내렸다는 의미로 이민자들을 지칭)'의 캐스팅 배우들이 모두 동양인"이라며 "동양인이 방송에 출연한 예가 거의 없었는데 이러한 변화는 한류가 미국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드라마빈스는 한국 드라마 및 문화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이르면 내년 4~5월에는 K-콘텐츠 영상까지 론칭할 예정이며, 25억 원 가량의 투자금을 한국에서 유치 중이다. 유튜브 등을 통해서 한국 드라마를 본 영어 사용자들이 드라마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드라마빈스를 찾고 있다. 영상을 가미해 향후 광고 수익 증대는 물론 드라마 등에 나오는 물품을 중심으로 한 쇼핑몰도 만들 계획이다. 조셉 장은 "미국에서 한류가 더욱 확대되기 위해서는 한국 콘텐츠와 이에 대한 설명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co.kr
사진=권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