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실시된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과학탐구영역 선택과목인 지구과학Ⅰ에서 복수정답이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탐구영역 지구과학I 19번 문항에 대해 복수정답을 인정하기로 했다”며 “당초 발표한 정답 3번 외에 1번도 답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지구과학I 19번은 “2009년 7월22일 우리나라 부근을 지나간 달의 본 그림자 궤적과 이동방향을 나타낸 그림을 보고 A, B, C 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식현상을 비교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보기 ㄱ, ㄴ, ㄷ에서 고르라”는 문항이다. 당초 평가원은 수능시험이 끝난 직후인 12일 오후 해당 문항의 정답을 보기 ㄱ, ㄴ이 포함된 3번으로 발표했으나 일선 고교의 지구과학 담당 교사 등으로부터 “보기 ㄴ은 틀린 설명”이라는 이의신청이 제기됐다.
평가원은 천문학회의 자문과 20일 열린 이의심사실무위원회 회의를 거쳐 이의신청 내용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보기 ㄴ이 포함된 3번과 ㄴ이 포함되지 않은 1번을 모두 정답으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교 수준의 개념 이해와 문제에 주어진 조건만으로 문제 풀이를 하면 3번이 정답이지만 실제 일식이 일어난 7월22일 당시 실증 결과로는 보기 ㄴ이 틀린 내용이 돼 1번만 정답이 된다는 것. 평가원은 그러나 문항 내용만으로 고교생이 계산을 통해 사실을 판단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3번과 1번을 모두 정답으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올 수능에서 과학탐구영역 응시자 가운데 지구과학I을 선택해 응시한 수험생은 14만8,269명이다. 아직 시험 성적을 채점하기 전이고 응시생이 다른 과목에 비해 많지 않은데다 지구과학I의 난이도가 다른 과목에 비해 높지 않아 복수정답이 인정되더라도 표준점수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