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 현대사 그 어두운 흔적을 찾아…

배창호 감독 '흑수선'한강에 한 노인 양달수의 시신이 떠오른다. 이 사건을 쫓는 오형사(이정재)는 현장에서 발견된 일본 금속안경테와 '대량(大良)'이라는 명함조각, 그리고 양달수의 방에서 두장의 사진을 발견한다. 사진의 장소 거제도에서 오래된 손지혜(이미연)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거제포로수용소를 둘러싼 비밀이 적혀있다. 손지혜를 사랑하던 황석(안성기)은 50여년간 비전향 장기수로 형을 살고 양달수가 죽기 전날 출감한다. 한편 한국전쟁당시 양달수와 함께 포로를 검거했던 지서주임 김중엽이 죽는 또다른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지난 9일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였던 '흑수선'(감독 배창호)은 미스터리 액션물이다. 오형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현재의 형사 미스터리 코드가 과거로의 여행을 이끈다. 그가 손지혜의 오랜 일기장을 펼쳐 들면서 거제도 포로수용소 탈출 몹신등이 이어진다. 양달수 살해사건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엇갈린 한국 현대사가 배설한 안타까운 사람들의 비밀스런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배창호감독은 한국전쟁이라는 서사적 역사를 서정적인 개인의 비사로 풀어낸다. 제목 '흑수선'은 극중 오지혜의 암호명. 잘 알려지지 않은 채 역사속에 묻혀 있는 '거제도 포로 수용소 탈출 사건'을 300여명의 엑스트라를 동원, 웅장하고 비장감있게 재현해 내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미스터리적인 반전도 뒤에 가서 힘을 잃고 이미연의 나레이션 목소리 톤이나 연기는 그가 출연하는 TV사극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켜 작품의 흡인력을 떨어뜨린다. 16일 개봉.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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