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주택판매등 지표 호전에 조기회복 기대감<br>고용시장 찬바람속 "제2차 경기침체 가능성" 경고도
| 1일(현지시간) 미국 아리조나주 피닉스시의 한 딜러숍 앞에 세워진 포드사의 F150 픽업 트럭앞에‘폭탄세일’ 이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미국의 차 판매는 3월 전년동기대비 37% 하락했지만 예상치보다 적어 경기회복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주고 있다. 피닉스=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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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미국 경제는 '겨울의 끝 자락'에 다다랐나.
미국 경제가 바닥에 다가서고 있다는 신호가 부쩍 잦아지고 있다. 지난 2007년 말부터 시작된 경기침체가 바닥을 찍었다는 확실한 징표는 없지만, 전후 최악의 지표만 속출하던 1개월 전 상황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뉴욕 증시는 악재 보다는 호재에 더 반응하면서 지난 달 6일의 저점 대비 21% 상승했다.
낙관론자들은 자유 낙하하던 주택시장, 제조업 경기에 훈풍이 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주요 경기선행 지표들이 눈에 띄게 개선돼 조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는 것.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이날 발표한 2월 잠정주택판매 지수는 82.1로 지난달 보다 2.1% 증가했다. 이 지표는 가계약된 주택거래 건수를 지수화 한 것으로 1~2개월 뒤에도 기존주택 판매가 더 늘어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NAR이 앞서 발표한 2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대비 5.1%의 증가세를 보였고, 상무부의 2월 신규주택 판매 역시 월간기준 4.7% 증가했다.
제조업 지표에서도 미약한 회복의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3월 제조업 지수는 지난달 35.8에서 36.3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 지표가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을 의미하지만, 제조업 경기 선행 지표인 ISM 신규 주문지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ISM 신규 주문 지수는 같은 기간 33.1에서 41.2로 상승했다. 앞서 2월 중 내구재 주문율도 예상 밖의 상승을 보인 바 있다.
월가에서는 그러나 "회복을 말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아직은 우세하다. 오히려 월가의 대체적인 전망인 올 연말 회복에 돌입하더라도 2010년 중 인플레이션발 제2차 경기침체(더블딥ㆍdouble-dip)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와이즈 S&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경기가 약화되지 않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경기가 반환점을 찍었다고 보기엔 너무 이르다"고 진단했다.
주택시장만 해도 판매가 늘었지만 가격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바닥을 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S&P 쉴러 대도시 주택가격 지수는 전년 대비 19%, 전월대비 2.8% 각각 하락했다.
나이젤 골트 글로벌 인사이트 미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의 자유낙하는 끝나 가고 있지만 이것이 회복의 신호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경기가 설령 겨울의 끝 자락에 있다 해도 곧바로 봄으로 이어지질 않는다는 것이다.
영원한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불황의 터널 끝에서는 빛이 보이지만, 아직은 빛이 보이지 않는다"며 경기 바닥론을 일축했다.
실제로 경기를 가장 잘 반영하는 고용시장은 찬바람이 여전하다. 이날 3월 중 민간부문 일자리 수 감소가 예상을 뛰어넘는 74만2,000개로 나타나 3일 발표 예정인 3월 고용지표(민간과 공공 합계)는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신뢰지수를 발표하는 컨퍼런스보드는 한 동안 사그러들었던 '더블 딥(double-dip)' 가능성을 경고했다. 컨퍼런스보드는 "미 경제가 올 4ㆍ4분기부터 빠른 속도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만약 성장이 너무 빠르다면 과다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초래, 2010년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