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예고가 된 건데 막상 대리점에 갔더니 안 된다고 하네요.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돼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방송통신위원회가 새해부터 각 이동통신사의 01X 가입자도 스마트폰을 쓸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정작 단말기 오류와 기기변경 신청 폭주까지 더해져 가입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앞으로 1~ 2주 내로 해결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01X 이용자들은 새해부터 정책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마트폰 가입이 어려운 상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01X 가입자들은 HTC, 모토로라, 팬택의 스마트폰만 가입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ㆍ갤럭시U와 LG전자의 옵티머스원 등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이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늦어지면서 생기는 문제로 알려졌다. KT의 경우 쇼옴니아만 01X 가입자가 쓸 수 없는 상태로, 안드로이드 2.2 버전(프로요)를 탑재해 출시된 갤럭시K는 01X 가입자도 이용 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 하면 해결되는 문제"라며 "늦어도 오는 15일까지는 해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측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테스트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01X 가입자들도 스마트폰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예고된 후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이 같은 문제가 미리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시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해 9월 01X 가입자들도 2014년까지 한시적으로 3세대(3G) 휴대전화를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이동통신 3사의 01X 가입자 수는 746만명이다.
이밖에 일부 대리점에서는 01X 가입자의 스마트폰 개통 자체를 거부해 문제가 되고 있다. 3일 SK텔레콤 대리점을 찾은 김 모씨는 "스마트폰 기기변경 요청이 폭주해 과부하 상태라며 처리해줄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김 씨는 "몇 달 전부터 정책을 바꾸기로 했는데 여전히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대리점 직원은 01X 가입자의 스마트폰 구입에 대해 "아직 위에서 내려온 이야기가 없다"며 "이달 중순쯤 돼야 개통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편 01X 가입자가 3G 휴대전화를 쓸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2014년까지만 현재 번호그대로 3G 휴대전화를 쓰거나 01X 번호표시 서비스에 무료로 가입하는 방식이다. 01X 번호표시 서비스의 경우 3G 휴대전화에 가입하면 실제로는 010 번호가 부여되지만, 발신 및 수신에 사용하는 번호는 기존 번호가 표시되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바뀐 전화번호를 알릴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