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최근 보유 중이던 한화증권 주식 187만2,199주를 371억원에 한화석유화학으로 넘겼다. 김 회장은 또 지난달 25일 한화석유화학 주식 156만여주를 주당 2만4,900원에 한화에 매각했다. 한화석유화학 및 한화증권의 지분 매각으로 김 회장은 760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고 이를 지주회사 지분을 사들이는 데 이용할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송준덕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김 회장이 지분을 왜 파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지주사 체제 전환을 앞두고 지주회사 지분을 높이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무난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방법을 ▦한화를 지주회사로 한 뒤 금융지주회사 따로 설립 ▦한화석유화학ㆍ한화 합병 뒤 분할 ▦한화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 세 가지 정도로 보고 있으며 첫번째 방법의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김 회장이 개인적인 용도로 쓰기 위해 760억원가량의 현금을 마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한화의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김 회장의 한화 지분은 22.78%(지난 3월 말 기준)이며 특수 관계인을 포함해도 35.01%에 불과하다. 한화는 이날 전날보다 1.56% 떨어진 5만6,700원에 거래를 마쳐 김 회장이 760억원으로 한화 지분을 매입할 경우 지분율을 1.7%포인트가량 높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