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가운데 조지 오즈본(사진) 영국 재무장관이 재무부 인력을 25% 감축하기로 했다. 또 고든 브라운 전 재무부 장관 재직시 비대해졌던 재무부의 규모와 역할도 축소시킬 방침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조지 오즈본 재무장관이 재정지출 삭감을 단행하고 있는 영국 정부의 방침에 부응해 재무부의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비대해진 재무부의 군살을 빼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오즈본 장관이 재정지출 삭감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수장인만큼 스스로 재무부에 칼을 빼들어 모범을 보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FT에 따르면 재무부는 향후 4년간 현 1,350명 규모의 인력을 1,000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재무부는 또 그 동안 담당하던 금융서비스 기능을 축소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금융위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재무부가 굳이 예전과 같은 수준의 위기 관리 대책 마련에 나서도 되지 않아도 된다는 오즈본 장관의 의중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재무부의 한 관계자는 "재무부는 이제 금융경제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 이라며 "이는 재정적자 해소와 거시 경제 관리에 집중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오즈본 장관은 브라운 전 총리가 지난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재무부 장관에 재임할 당시 재무부의 규모가 지나치게 확장됐다고 생각해왔다.
일례로 브라운 전 총리는 국제개발 정책을 연구하는 전담팀을 재무부 산하에 15개나 두었다. 오즈본 장관은 이와 같은 조직 비대화로 인력이 지나치게 확충됐으며 이들의 임금으로 재정지출이 늘어났다고 생각해 왔다.
FT는 "오즈본 장관은 재무부를 비롯한 대부분의 부서들이 빠른 시일 내에 전년대비 25~40퍼센트 정도 삭감된 예산안을 내놓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