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세계경제 최강자 넘본다/홍콩귀속

◎의미와 전망/“통합파워” 제2경제도약 기치/시장경제 보장·중앙개입 여부가 관건중국이 홍콩을 돌려받게된 것은 아시아지역의 식민주의가 완전히 청산되고 대중국·대중화경제권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1일 반환기념식장에 내걸린 오성홍기를 바라보며 환호성을 지르는 중국인들의 표정에도 이같은 자신감과 기대감이 충만해 있었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용이 여의주를 입에 물게 되는 양상으로 중국이 이제 제2의 경제 도약을 통해 향후 21세기 세계경제질서 재편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확고히 다지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한때 해가 지지않는 제국을 꿈꾸던 영국은 이제 아시아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물러나게 됐으며 중국은 「회귀·귀속」이라는 자신들의 말처럼 1백56년간에 걸친 치욕의 식민지배를 말끔히 씻어버리고 통일중국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를 잡았다. 홍콩 반환은 무엇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치게될 영향과 효과가 의미심장하다고 봐야 한다. 홍콩보다 정작 중국 본토인들이 더 큰 기대와 설레임에 휩싸여 있다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과거 냉전기에 미국에 의해 경제봉쇄를 당했을때 중국의 대외교역에 숨통을 터준 것은 헨리 폭을 비롯한 홍콩의 화교재벌이었다. 중국이 내걸고 있는 개혁·개방정책의 첨병인 경제특구는 바로 홍콩과의 교역을 발판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중국은 홍콩 반환으로 경제 교류를 더욱 가속화하고 개혁·개방에 이어 제 2단계 경제 도약기에 접어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중국의 외화보유고 1천2백억달러에 홍콩의 지참금 1천억달러를 합하면 일본과 독일의 것을 합친 것보다 많을 정도로 세계경제에서 막강한 경제력을 발휘하게 된다. 여기에다 세계 7위의 무역대국인 홍콩을 품에 안게 되면 경제 성장에 한층 가속도가 붙게 되고 선진기술 도입도 활성화될 것으로 중국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제 공은 중국으로 넘어갔고 세계인들의 이목은 향후 홍콩의 미래에 쏠려있다. 지난 84년 중·영협정 체결 당시 비관론이 고조했지만 정작 반환시점이 가까와지면서 홍콩의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해졌다. 홍콩현지에서 활동중인 외국업체들은 새로운 환경을 맞아 경영전략을 수립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는 중국의 정치안정을 전제한 것일뿐 아직 해결되지 못한채 넘어야 할 산도 적지않다. 우선 홍콩특구가 중국정부의 지나친 정치적인 개입을 받지않고 홍콩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고도의 자치권과 자유를 누리면서 과거처럼 경제적 번영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지가 문제다. 중국 지도부는 「1국2체제」의 원칙아래 주권 반환후 50년간 경제적으로 철저한 독립성을 보장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기조로 한 자치를 거듭 밝히고 있다. 현재로서는 홍콩의 번영이 곧바로 중국의 경제 성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다 대만과의 통일가능성을 감안할때 중국이 애써 차려놓은 밥상을 엎어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홍콩인들은 사회주의식 중앙집권에 익숙한 중국이 과연 홍콩의 시장경제를 제대로 뒷받침해나갈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갖고 있다. 동건화 행정장관이 『부패 절대 불허』를 강조하고 있지만 부패관행에 익숙한 중국 기업들이 갖가지 이권을 챙기고 투기에 나설 경우 홍콩 번영의 토대를 이뤄온 공정한 게임의 룰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반환시점을 앞두고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부동산가격으로 상징되는 「고비용저효율」구조는 중국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밖에 상해나 광동성 등 각 지방정부들이 저마다 홍콩에 진출하려들 경우 발생할 혼란도 우려되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대부분의 언론인들은 중국이 정치집회를 허가제로 전환했듯이 앞으로 언론자유가 상당히 제약될 것으로 염려했다. 홍콩의 장래가 단기적으론 장밋빛 전망으로 채워져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본토의 정치바람을 타지않고 경제적 자유와 번영을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는 바로 중국인 특유의 슬기와 인내가 어떻게 발휘되는가에 달려있다.<홍콩=문주용 특파원> ◎국내사 대응/“대중국진출 교두보” 적극 활용/금융·정보통신등 진출 역점 투자 가속 『경제활동에는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중국과의 경제통합이 가속화됨으로써 무역·투자·인적교류가 반환전보다 활발해 질 것이다.』 우리기업들이 점치는 반환이후 홍콩경제에 대한 예측이다. 홍콩발전의 밑거름이 됐던 자유 경제체제나 제도를 당분간 중국이 답습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아시아의 금융 및 교역중심지로서의 홍콩의 위치는 반환후 현재보다 강화되거나 최소한 현재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업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홍콩이 단일시장으로 통합돼 그만큼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업체들도 많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중국시장에 대한 진출 교두보로 홍콩을 계속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홍콩만큼 중국과의 교역 및 투자진출을 위한 정보, 인맥, 금융 및 물류기반이 잘 갖춰진 곳은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홍콩에서의 경제활동을 강화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그룹. 삼성은 홍콩반환후 자유무역항, 정보통신 및 국제금융중심지로서의 홍콩의 기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삼성물산을 주축으로 홍콩의 금융 및 정보통신 기능과 중국 본토의 제조업을 연결하는 복합비즈니스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중국 북경에 있는 중국본부를 통해 중화권에 대한 투자 및 교역업무를 총괄하면서 투자진출 및 플랜트 수출을 위한 자금조달과 각종 협상 및 투자파트너선정, 계약 등의 지원 업무는 홍콩에서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그룹도 홍콩의 중국반환으로 중국본토에 진출해 있는 제조업 및 유통업 등과 홍콩의 금융 및 무역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경우 매우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는 이에따라 홍콩, 북경, 상해를 중국공략을 위한 3대거점으로 육성하는 한편 홍콩을 중심으로 중국 양자강 이남의 화남경제권에 대한 투자진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대우건설을 중심으로 홍콩의 주권반환후 예상되는 각종 건설활동에 참여하기 위한 수주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그룹도 홍콩인근 광주를 비롯한 광동성일대에 각종 도로와 철도 등의 확충사업이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하고 홍콩을 거점으로 건설진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는 또 홍콩진출 기업들이 제조업 기지를 인근 중국본토로 전진배치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 현대종합상사를 중심으로 플랜트수출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LG그룹도 홍콩반환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LG상사를 통해 홍콩인근의 투자진출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전략을 펴고 있다. LG는 이를 위해 LG상사를 통해 최근 광동성에 알루미늄 새시공장을 건설한데 이어 이 지역에 합판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선경, 쌍룡, 효성 등 대부분의 그룹들도 홍콩주권의 중국반환후에도 그동안 구축해둔 홍콩 인맥과 교역망을 이용, 무역과 투자진출을 적극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무역부문에서는 중국과의 직거래가 늘어나고 중국본토에 대한 투자진출이 강화되면서 무역거점으로서의 홍콩의 위치는 다소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중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이라도 교역조건 협상이나 자금결제 등의 업무는 홍콩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교역당사자들끼리 직접 협상과 자금결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그룹들은 투자와 교역은 중국본토 체제를 강화하면서 금융이나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홍콩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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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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