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사례는 김용민 야권연대 후보의 '막말 파동'이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사퇴를 권고했지만 김 후보는 출마를 강행했고 민주통합당은 이해찬 상임고문 등의 반발을 무릅쓰고 사실상 용인한 상태다.
정치권은 진보진영의 다양한 세력이 손을 잡은 결과 한 대표는 자신만의 리더십을 내세우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반면 김 후보를 비롯해 그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통합진보당은 막말 논란으로 비판을 받는 와중에도 지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서울광장에서 '나는 꼼수다' 멤버와 '삼두노출 대번개' 행사를 벌였으며 이 자리에는 지지자를 포함해 5,000명 이상이 모였다. 여권에서 청중동원력이 가장 좋다는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맞먹는 수치다. 새누리당보다 훨씬 낮은 지지율을 지닌 통합진보당 지지자의 결집력을 보여준 셈이다. 또 통합진보당의 작은 몸집은 오히려 새누리ㆍ민주통합당보다 빠른 결정을 가능하게 했다. 통합진보당이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민주통합당을 제치고 야권연대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같은 배경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통합당의 정통 호남 출신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의 레버리지(지렛대)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19대 국회에서 의석 수는 13~15석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총선 이후에는 대선이 있기 때문에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야당의 개혁세력을 대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치권에서는 19대 국회가 열리면 당장 통합진보당을 주축으로 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소수의 지지결집을 배경으로 한 통합진보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막말 파문 등을 감싸고 찬반이 분분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끌고 가다 보면 중도층의 정치 무관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한 대표 위에 김용민이 있고 민주통합당 위에 '나꼼수'가 있다"면서 "'나꼼수' 권력에 주눅 든 민주통합당은 공당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