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패션 신홍순 사장(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전문경영인)

◎「패션코리아」 선구자/20여년 전세계 수출전선 누빈 경험바탕/패션산업을 고부가 사업으로 이끌어/첨단유행 실시간포착 겨냥/본사 압구정 이전 광고에도 직접출연신홍순 LG패션사장은 멋쟁이다. 패션회사 사장답게 옷을 잘 입는 것은 물론 매너 또한 깔끔하다. 그는 전문모델을 쓰지 않고 자신이 직접 광고에도 출연할 정도다. 그래서 그는 옷 잘입고 TV광고에도 직접 출연하는 멋진 패션인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의 진짜 전공은 무역이다. LG맨으로 지내 온 30년중 3분의 2를 수출전선에서 뛰며 5대양6대주를 누비고 다녔다. 그의 깔끔한 매너와 세련된 옷차림도 이같이 세계를 누비며 바이어들을 상대하는동안 자연스레 쌓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난 66년 락희화학(현 LG화학)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신사장은 68년부터 75년까지 함부르크 지사장 등을 맡아 유럽시장진출의 교두보를 구축했다. 그는 이어 75년부터 3년동안 중동시장 개척의 최일선에 서서 수출을 주도했다. 『중동시장을 뚫을 때는 주위환경이 정말 나빴습니다. 호텔은 말이 호텔이지 거의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음식이 입에 안맞아 한달간 죽을 고생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 아프카니스탄에 세탁비누 「하이럭키」를 수출했는데 사람들이 거품이 잘 난나고 이도 닦고 세수비누로도 사용할 정도로 인기가 매우 높았습니다. 그 때는 수출맨이라는 게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 없었습니다』. 상사맨으로서 오지에서 겪는 고통이 크지만 그만큼 보람도 많다는 얘기다. 국내 주요 수출시장 개척에 앞장섰던 신사장은 78년 반도상사(현 LG상사) 섬유사업부 본부장을 맡으면서 섬유와 인연을 맺는다. 수출만이 전부인 줄 알았던 그에겐 이때가 인생의 전환기였다고 한다. 그는 여기서 당시 수출과 경제성장에 견인차역할을 했던 섬유부문을 총괄적으로 맡아 수출은 물론 내수까지 주도하기 시작했다. 패션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1년 반도패션(현 LG패션)이사로 발령나면서부터다. 수출시장에서 닦은 경영 노하우를 내수시장에도 접목시키는등 놀라운 경영수완을 발휘, 반도패션의 명성을 신홍순이라는 이름 석자와 함께 섬유업계에 각인시킨 것이다. 그러나 패션에 주력한 나머지 그룹의 수출전선에 약간의 공백이 생기자 그는 다시 수출전선으로 급파됐다. 85년부터 91년까지 새로운 교역시장으로 떠오른 동구, 러시아, 북한 등 북방무역의 그룹창구역할을 총괄했으며 수출이 활력을 되찾자 제자리로 돌아왔다. 신사장은 92년 비로소 LG상사 의류사업총괄본부 부사장을 맡으며 본격적인 패션인의 길을 걷게 된다. 이때부터 신사장은 그룹의 경영이념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인간존중의 경영」을 바탕으로 의류사업을 생활밀착패션사업으로 한단계 끌어올렸다. 고객제일의 우수한 서비스와 최고의 품질창조를 강조했고 자율과 책임, 끊임없는 창의와 도전을 통해 세계 일류패션기업을 지향했다. 이는 신사장의 경영철학인 동시에 LG패션의 경영이념이다. 이같은 열정으로 95년엔 반도패션의 상호를 LG패션으로 과감히 바꾸는 한편 광고에도 직접 출연해 패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패션으로 기억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카피는 패션의 세계화를 향한 신사장의 강력한 의지이기도하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유행을 실시간으로 포착하기 위해 지난해 사옥을 서울 독산동에서 패션의 중심지로 부상한 압구정동으로 옮겼다. 업계사람들은 신사장을 가리켜 「패션산업의 개념을 정보화산업이자 고부가가치의 미래지향적인 사업으로 바꾼 선구자」로 평가한다. 지난 20년을 수출과 함께하며 수출맨으로 불린 그는 이제 패션과 함께하는 패션인으로 남고 싶어한다. 신사장은『국내패션의 세계화를 이룩하는 길만이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LG패션을 오는 2005년까지 세계 10대패션회사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신사장과 함께 하는 LG패션의 앞날에 밝은 빛이 어디까지 비출지 자못 기대된다.<홍준석 기자> □약력 ▲41년 서울 출생 ▲63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졸 ▲75년 LG화학 수출·개발부장 ▲84년 LG상사패션사업부 상무 ▲92년 동의류사업본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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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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